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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요즘 옷만 팔아?"…LF, 사업 다각화 통했다

  • 2025.01.31(금) 07:10

'코람코' 효과…영업익 세자릿수 증가
현금 창출원 역할…효자 사업 자리매김
"불확실성 큰 내수…글로벌 확장 집중"

/그래픽=비즈워치

LF가 활기를 되찾았다. 큰 폭으로 개선된 수익성 덕분이다. 내수 침체로 본업인 의류 소비가 둔화된 상황 속 부동산금융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구본걸 LF 회장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믿는 구석 있었다

LF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조9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성장하는 데 그쳤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4억원에서 1277억원으로 122.6% 증가했다. LF는 이를 두고 "자사 금융부문인 '코람코자산신탁'이 수익성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코람코신탁은 2019년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회사다. 구 회장은 당시 패션 외 신사업을 물색하던 중 부동산금융이 대체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1900억원을 투자해 코람코신탁 지분을 사들이며 부동산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LF가 2006년 LG상사에서 인적분할된 이후 13년간 실시했던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구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식 추가 취득에 나서 지분율을 67.08%까지 끌어올렸다.

LF는 인수 이후 코람코신탁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내기도 했다. 코람코신탁을 품에 안은 지 1년 만에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EV) '코크렙안양'을 설립하고, 'LF안양물류센터'를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복합 물류센터로 재건축하는 작업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업계에선 유통 시장이 온라인으로 재편되면서 물류 거점 확보가 중요해진 시기에 든든한 부동산 투자처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LF 안양 물류센터./사진=코람코자산신탁 제공

이뿐만이 아니다. 패션산업이 전반적인 침체기를 겪을 때도 코람코신탁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코람코신탁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2022년이 대표적이다. 2019년 91억원이던 코람코신탁의 영업이익은 2022년 906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뛰었고, 순이익은 312억원으로 2년 전(216억원)보다 44.4% 늘었다. 코람코신탁은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로 랜드마크형 부동산에 투자한 뒤 발생하는 수익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해외 공략 '투트랙'

코람코신탁이 이번 LF의 수익성에 크게 기여한 부분 역시 투자한 부동산으로부터 '빅딜'을 성사시킨 덕이다. 코람코신탁이 보유한 부동산을 판다고 가정했을 때 얻는 차익은 매각가액의 10~20%대 수준이다. 일례로 지난해에는 삼성의 핵심 오피스였던 '더 에셋(옛 삼성화재 서초사옥)'을 1조1042억원에 매각해 약 2760억원의 차익을 거둬들였다.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도 최대 규모였다.

이 때문에 올해도 LF는 내부적으로 코람코신탁에 거는 기대가 큰 모양새다. '센터포인트 광화문'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빌딩은 코람코신탁이 지난 2016년 마스턴운용으로부터 3200억원에 인수했다. 원매자들이 희망하는 평당 가격이 3000만원 초중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 거래가는 40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센터포인트 광화문의 연면적은 1만2083평이다.

헤지스 카라코람 구스다운 패딩점퍼./사진=LF 제공

LF는 부동산금융업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본업인 패션 역시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회복이 더딘 내수보다 글로벌 시장 개척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방침이다.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는 유럽과 중동 등에 진출시키고, 스트리트 브랜드 '던스트'는 해외에서 홀세일(도매) 영향력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LF 관계자는 "부동산 사업은 해외 투자 자산 확대와 파트너간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패션의 경우 브랜드 투자에 집중하는 한편 혁신 아이템 개발을 통해 미래 잠재 고객들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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