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르포]서울 '두 번째' 트레이더스 열자…강서구민 '들썩'

  • 2025.02.14(금) 16:07

23번째 트레이더스 마곡지구에 오픈
서울 두 번째 점포…강서 첫 창고형 할인점

14일 오전 문을 연 트레이더스 마곡점의 계산대에 많은 고객이 줄을 서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트레이더스) 마곡점이 14일 문을 열었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서울 마곡지구 대형 복합시설 '원그로브'의 지하 2층에 들어섰다. 오픈 당일 오전 9시50분쯤 방문한 원그로브 입구는 트레이더스 매장으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트레이더스 매장 내부도 마찬가지였다. 10시 정각이 되자 이미 매장 입구에서 대기 중이던 고객들이 매장으로 차례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오전 10시30분이 지날 쯤부터는 매장 전체에 빼곡히 고객이 들어서면서 카트를 끌고 매장 내부를 돌아다니기도 불편할 정도였다.

오전 11시가 넘자 계산대에서 시작된 긴 줄이 매장 내 통로를 메울 정도로 늘어서기 시작했다. 계산을 마치는 데에만 거의 30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개점 2시간도 되지 않아 몰려든 인파만 봐도 트레이더스 마곡점에 대한 강서구 주민들의 기다림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었다.

트레이더스 기다린 강서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2023년 12월 오픈한 22호점(수원화서점)에 이어 14개월만에 오픈하는 23호점이다. 트레이더스가 서울 시내에 새로운 점포를 여는 것은 2019년 3월 오픈한 월계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특히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서울 강서 지역의 첫 창고형 할인점이자 마곡 신도시 내 첫 대형마트다. 강서구에는 홈플러스 강서점과 가양점, 이마트 신월점, 롯데마트 김포공항점 등 여러 대형마트가 있지만 창고형 할인점은 트레이더스가 처음이다.

또 이들 대형마트들이 마곡 신도시에서는 다소 떨어져 있어 그간 마곡지구는 대형마트의 '사각지대'에 가까웠다. 이 때문에 인근에 사는 많은 주민들은 주로 롯데마트 김포공항점 또는 김포시 풍무지구의 트레이더스 김포점까지 가야 했다.

14일 오픈한 트레이더스 마곡점에서 김창수 김창수위스키 대표가 구매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사진=정헤인 기자 hij@

이마트 충성 고객들도 트레이더스 오픈을 반겼다. 강서구에는 전국 1위 매출 규모를 자랑했던 이마트 가양점이 있었지만 2022년 9월 문을 닫았다. 이마트만 찾는 고객들은 대부분 김포까지 발걸음 하곤 했다.

이렇다보니 트레이더스의 오픈은 강서구민들 사이에서 큰 화제였다. 대용량 단위의 상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트레이더스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실제로 이날 트레이더스 마곡점에서 만난 30대 여성 고객은 "강서구에 살고 있지만 평소 대용량 구매가 많아 가까운 대형마트 대신 트레이더스 김포점을 다니는 편"이라며 "이번에 가까운 마곡에 트레이더스가 생긴 만큼 자주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서구에서만 40년 이상 거주했다는 한 60대 부부도 "이마트 가양점이 문을 닫은 후에는 차를 끌고 김포까지 장을 보러 다녔다"며 "마곡에 트레이더스가 열었으니 앞으로 이곳만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픈런까지

트레이더스가 이날 마곡점에서만 선보인 상품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김창수위스키가 트레이더스를 위해 단독 생산한 '김창수 위스키 싱글캐스크 51.8 (700㎖)'가 대표적이다. 김창수 김창수위스키 대표가 직접 트레이더스를 찾아 사인회도 열었다.

이 위스키를 구하기 위해 많은 위스키 마니아들은 전날 밤부터 트레이더스 입구에서 밤을 새웠다. 김창수 위스키를 구매한 한 20대 고객은 "어제 저녁 11시쯤 왔을 때 이미 대기열이 있어 열두 번째쯤 줄을 섰다"며 "오늘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밤을 샌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 오픈한 트레이더스 마곡점 로드쇼의 건담 팝업스토어. / 사진=정혜인 기자 hij@

또 다른 인기 코너는 트레이더스 로드쇼에서 선보인 반다이남코코리아의 건담 팝업스토어였다. 트레이더스 로드쇼는 2~3주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특색 있는 아이템을 판매하는 코너다. 전국 트레이더스 점포를 순회하면서 판매되는 것이 특징이다. 로드쇼는 이색 아이템과 체험 요소로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기도 했다. 

트레이더스는 마곡점에 역대 최대 규모의 로드쇼 공간을 만들었다. 현재는 로지텍 게이밍 제품, 젤리 등을 포함해 건담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중이다. 이 곳에서 판매하는 건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 줄도 상당했다. 건담 프라모델을 구매한 한 20대 남성 고객은 "오전 6시에 매장에 와서 줄을 섰다"며 "한정판 제품들은 아니지만 재테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구매하러 왔다"고 말했다.

창고형 할인점의 성장

트레이더스가 마곡지구를 새 출점 지역으로 낙점한 것은 강서구 상권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트레이더스에 따르면 마곡점 인근 6㎞' 이내 핵심 상권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24만명에 달한다. 8㎞ 반경의 거주 인구는 200만명 수준이다. 특히 주요 소비층인 3~4인 가구 비중(31.5%)과 대형마트의 주 고객인 40~50대 인구 비율(32.3%)이 서울시 평균(3~4인 가구 비중 29.2%, 40~50대 인구 비율 30.8%)보다 높다.

이에 트레이더스는 마곡점의 규모를 현재 점포들 중 최대 규모인 1만1636㎡(약 3520평)로 늘렸다. 현재 전체 점포 중 압도적으로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하남점보다도 10% 넓은 수준이다. 그만큼 마곡점이 3년 내에 매출 최상위권이 될 잠재력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마트는 마곡점에 이어 올 하반기 인천 구월동 점포까지 열면서 트레이더스 확대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창고형 할인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레이더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5495억원으로 전년보다 5.2%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92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9.0%나 성장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곡점을 트레이더스 최대 규모로 열고 로드쇼, T카페 등도 역대 최대 규모로 마련했다"며 "강서 상권의 대표 쇼핑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