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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경기침체 직격탄…올해는 나아질까

  • 2025.02.11(화) 07:40

[워치전망대]패션업계, 수익성 악화…LF만 '선방'
리브랜딩·해외 진출 확대·사업다각화 등 돌파구 마련

/그래픽=비즈워치

소비심리 위축과 이상기후 여파로 지난해 패션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부동산 금융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LF를 제외하고 주요 패션 4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패션사들은 브랜드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신규 브랜드 발굴, 화장품 사업 해외시장 확대 등을 자구책으로 내놨다.

LF만 웃었다

국내 주요 패션 5개사 중 가장 매출 규모가 크고 3년 연속 2조원대를 기록한 곳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지난해 부진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영업이익은 1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 줄어든 2조40억원이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소비심리 하락 및 기후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9% 감소했다. 매출은 1조3086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줄었다. 고온의 날씨 때문에 F/W 시즌 소비 부진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통상임금 관련 비용 70억원과 종료 브랜드의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20억원 등의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 해외패션은 견조한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국내 패션과 수입 코스메틱 등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주요 패션업체 2023~2024년 연간 실적 변화 /그래픽=비즈워치

한섬도 지난해 영업이익 6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8%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기간 매출이 1조4845억원으로 2.9% 줄었다. 내수 침체로 고가 브랜드를 할인 판매했고, 저마진 아울렛 매출이 증가하면서 원가율이 떨어진 것이 원인이다.

F&F의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18.3% 감소한 4507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9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줄었다. 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 성장했지만 국내 소비심리 위축과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탓에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패션사들은 소비 심리 위축과 이상 기후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통상 패션업체들에게 4분기는 '성수기'다. 하지만 올해는 이상기후로 예년보다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가을에 많이 팔렸어야 할 겨울 옷이 재고로 남았다.

한편, LF는 5개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LF의 매출은 1조9578억원으로 전년보다 3% 늘었다. 영업이익은 1277억원으로 전년보다 122.5% 증가했다. LF 관계자는 "코람코 금융부문 실적 호조로 연결 매출이 증가했으며, 코람코 신탁 리츠 매각 이익 및 패션부문의 손익 개선에 따라 연결 영업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략은

패션업계에서는 경기 회복이 더딘 탓에 올해도 저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업체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브랜드 강화, 해외 진출, 코스메틱 사업 강화 등에 나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사업별 외형 성장과 내실 강화를 균형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자체 브랜드 사업은 빈폴, 갤럭시, 에잇세컨즈, 구호 등을 중심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소통을 확대하기로 했다. 수입 브랜드는 유통과 물량을 확대하고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세이미야케, 르메르 등 호조 브랜드는 물량을 늘려 성장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자크뮈스, CDGCDGCDG 등의 브랜드는 유통을 확대해 주력 브랜드로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자체 플랫폼을 활용한 전략도 제시했다. 편집숍 '비이커'와 '10 꼬르소 꼬모'를 통해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고 PB 브랜드 역시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온라인 플랫폼 SSF샵에선 입점 브랜드를 확대하고 콘텐츠 제작에도 힘쓰기로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브랜드 리브랜딩과 메가 브랜드 육성,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전략으로 제시했다. 코스메틱 브랜드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에는 인디 뷰티 브랜드 어뮤즈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신규 M&A와 라이센스 사업을 확대해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모델들이 파리패션위크에서 한섬 시스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섬

LF는 주요 브랜드 경쟁력과 영업력을 강화하고,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가져가기로 했다. 헤지스의 글로벌 진출 확대,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한 영 라인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도 지속하겠다는 생각이다.

한섬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재고 등의 운영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패션시장 공략 강화,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의 전략도 내놨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파리패션위크에 참석한 한섬은 지난달 올해 F/W 글로벌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F&F는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만큼 중국 실적 회복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F&F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되면서 소비 회복세가 뚜렷해졌고, 특히 디스커버리 브랜드의 중국 출점을 가속화함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소비 부진이 지속되면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잘 짜느냐가 관건"이라며 "가성비를 갖추거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을 만한 전략이 있는지 여부가 한층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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