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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가구 1위' 퍼시스의 승부수는 '구독'

  • 2026.07.29(수) 17:09

오피스 전 생애주기 책임지는 구독 서비스 도입
공간 재배치 및 가구 관리까지 전 과정 전담
폐가구 회수·재활용으로 ESG 경영 지원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사무가구 1위 기업 퍼시스가 '사무가구를 파는 기업'에서 '업무 공간을 운영·관리하는 기업'으로의 변신에 나섰다. 가구 도입부터 점검, 공간 재배치, 클리닝, 회수 및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오피스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을 전담하는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면서다. 국내 B2B 사무가구 시장의 패러다임을 '소유'에서 '운영'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다.

소유에서 운영으로

퍼시스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퍼시스 비즈니스 허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초 출시한 오피스 구독 서비스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오피스 구독 서비스는 가구를 사는 대신 계약 기간에 맞춰 이용료를 내고 쓰다가 계약이 끝나면 반납하거나 인수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퍼시스는 단순히 가구를 렌탈 형태로 제공하기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지관리와 지원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사무가구 제조사가 렌탈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기업 고객에게 직접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국내에서 퍼시스가 최초다.

퍼시스가 렌탈 사업을 시작한 것은 여러 기업 고객들이 사무가구 매입·운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용 가구와 달리, 사무가구는 대량으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확보에서부터 어려움이 있다. 조직 개편에 따른 가구 재배치뿐만 아니라 사무실 이전이나 리모델링 시 대규모로 폐기되는 가구 등도 부담으로 지적된다.

박정희 퍼시스 대표가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퍼시스 비즈니스 허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피스 구독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박정희 퍼시스 대표는 "애써 사무공간을 만들어놨는데 관리가 어렵거나 조직이 바뀌면서 해당 공간 자체가 필요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사무 환경에 도전하고 싶어도 여러 걱정 때문에 나서지 못하는 고객사들을 보면서 가구 공급에 그치지 않고 그 다음 단계를 더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퍼시스는 오피스 운영 방식이 기업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도 이번 서비스 도입의 배경으로 꼽았다. 함철우 퍼시스 부사장은 "세상의 일하는 방식은 광속으로 변하고 있고 기업 전략과 소프트웨어는 클릭 한 번으로 바뀐다"면서 "반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오피스의 공간 효율성은 근본적으로 향상되지 않았고 팬데믹 이후에도 약 3분의 2의 오피스들은 물리적 공간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기업의 주요 자산이 이미 소유에서 운영으로 넘어간 만큼 사무가구도 예외가 아니라는 인식이 서비스 출시의 또 다른 배경이다. 함 부사장은 "이미 기업들은 서버, IT인프라, 자동차마저 빌려쓰는 시대"라며 "오피스 가구만 막대한 초기 비용을 들여 구매한 뒤 파손되거나 고장 나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퍼시스는 올해 새롭게 정립한 브랜드 철학 '보이지 않는 것을 디자인한다'를 이번 서비스로 구체화했다. 눈에 보이는 책상과 의자를 넘어 업무 방식과 조직 변화, 공간 운영의 복잡성까지 설계하겠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기업의 자본과 에너지가 본래 하려던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가구를 만들고 공간에서 어떻게 잘 작용할지 고민하는 일은 퍼시스가 맡겠다"고 말했다.

사무가구도 산지 직송

퍼시스의 오피스 구독 서비스는 크게 사무가구 렌탈과 오피스 케어, 회수·순환 관리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이 모든 서비스를 제조사인 퍼시스가 직접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통상 렌탈 서비스는 제품 공급, 금융 공급, 유지 관리, 고객 응대 등을 각기 다른 회사가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문용 퍼시스 사업전략팀장은 "일반적으로 유통사를 낀 렌탈 서비스의 경우 제품 공급, 금융, 유지 관리 주체가 분리돼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창구가 불분명하고 서비스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어렵다"며 "퍼시스는 '산지 직송'처럼 자금 조달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고 말했다.

함철우 퍼시스 부사장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퍼시스 비즈니스 허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피스 구독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정혜인 기자 hij@

퍼시스의 전국 230여 개 대리점이 고객 상담과 영업을 맡는다. 설치, 이전, 클리닝 등의 서비스는 외주를 주는 대신 퍼시스그룹 내 물류·시공 전담 법인 레터스(구 바로스)가 전담한다. 부가 서비스에는 주기적으로 사무가구를 점검해주는 오피스 케어와 의자 클리닝, 사무실 공간 배치안을 관리하는 레이아웃 변경 지원 등이 포함된다.

퍼시스는 렌탈 전용 디지털 플랫폼 '오피스 서비스 허브(Office Service Hub)'도 구축했다. 오 팀장은 "이 플랫폼을 통해 사무실 관리자는 흩어져 있던 사무가구 계약과 서비스 정보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면서 "담당자가 변경되더라도 업무 이력이 남아 인수인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케어 리포트를 통해 잠재적 이슈를 데이터 기반으로 진단받아 선제적으로 조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퍼시스는 약 6개월간의 시범 운영을 통해 구독 서비스의 실효성도 검증했다. 시범 운영에 참여했던 LG전자와 대학내일 등은 실제 계약까지 맺었다. 

본업 집중

퍼시스는 계약 기간과 납부 방식을 유연화해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을 이 서비스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계약 기간은 3년, 4년, 5년 중 선택할 수 있고 납부 방식도 월납, 연납, 선납에 혼합 방식도 가능하다. 목돈이 드는 초기 자본 지출을 정기적인 운영 비용으로 전환해 기업의 재무 부담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구독 서비스의 총 이용료도 일시 구매 가격 대비 20~30%가량 높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오 팀장은 "일반적인 유통 렌탈사들은 보통 일시 구매가보다 40% 정도 높게 책정하는데 퍼시스는 그보다 낮은 20~30%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퍼시스의 오피스 구독 서비스. / 사진=퍼시스

특히 퍼시스는 계약이 끝난 뒤 가구를 회수·처리하는 역할도 맡는다. 회수된 가구는 상태에 따라 정밀 세척 및 정비를 거쳐 재사용 등으로 순환시키거나 재활용 단계를 거쳐 폐기물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함 부사장은 "유럽에서만 연간 4200만개의 사무가구가 버려지고 90%가 매립·소각되는 실정"이라며 "회수 및 순환 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ESG 리스크를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퍼시스는 장기적으로 단순한 렌탈 사업을 넘어 기업의 사무실 관리 부담을 덜어주는 '오피스 운영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기업 담당자들은 본업에 집중하고, 오피스를 가꾸고 고민하는 일은 퍼시스가 하겠다"면서 "단순 가구 판매 기업을 넘어 최고의 사무 환경을 유지하도록 돕는 '오피스 운영 서비스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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