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신한금융만 각종 사건, 사고에서 비켜나 있는 덕분에 신뢰도 향상은 물론 확실한 선두 금융그룹으로 치고 나갈 기회를 잡았다. 일부에선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특별한 사고만 치지 않으면 떠밀려서 1등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 남몰래 웃는 신한카드
새누리당 개인정보 보호대책 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난 10일 신한카드 본사를 방문했다. 신한카드를 개인정보 보호의 모범사례로 지목하고 운영실태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이번에 사고가 난 3개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 외주를 맡겼지만 사고를 피했다. KCB 직원에게 실데이터가 아니라 변환된 카드번호와 7자리 주민등록번호만 제공한 덕분이다.
USB를 꽂으면 보안경고가 뜨고, 웹 이메일에 접속하면 차단안내가 뜨도록 보안조치를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고를 잘 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한카드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은 훨씬 더 높아지고 있다.
경제적인 이익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사고 카드사의 카드를 해지한 고객들의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카드 비대면 영업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삼성이나 현대카드와는 달리 신한카드는 신한은행의 막대한 지점망을 영업에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신한은행도 반사이익 톡톡
신한은행도 마찬가지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경쟁 시중은행들이 각종 사건, 사고로 내부 수습에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도쿄지점의 비자금 조성과 국민주택기금채권 횡령 사건에 이어 대규모 대출 사기에 휘말리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KB국민카드의 개인정보 유출 역시 대형 악재다. NH농협은행도 카드사업부문의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대출 사기에 엮이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동안 큰 사고가 없었던 하나은행은 이번 대출 사기에서 가장 많은 금액인 1600억 원이나 물리면서 내부통제시스템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회사 규모보다 대출 금액이 지나치게 많다 보니 내부자의 공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파장이 훨씬 더 커질 수도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특별한 사고는 없었지만 민영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조직 전반이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반면 신한은행은 개인정보 유출은 물론 이번 대출 사기도 잘 피하면서 톡톡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특히 신한카드와의 연계 마케팅에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신한사태라는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그나마 전반적으로 조직관리를 잘 해온 결과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