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 고객이 5100만원에 달하는 돈을 보이스피싱으로 날릴뻔했지만, 은행 직원의 기지로 위기를 넘겨 화제다.
지난 18일 오후 1시쯤 A씨는 "A씨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으니 돈을 모두 인출해 집에 보관하라"며 "금융감독원 직원이 집을 방문해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줄 것"이라는 사기범의 전화를 받았다. 당황한 A씨는 인근에 위치한 부산은행 용호동 SK뷰 영업소를 찾아 예금통장에 예치된 5100만원의 중도해지를 요청했다.
창구에서 A씨를 안내한 B직원은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직감했다. 고령인 A씨가 무언가에 쫓기듯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B직원은 업무처리 속도를 늦추고 A씨에게 자금 사용처를 자세히 따져 물었다.
범인과 통화를 하면서 B직원의 질문을 받은 A씨는 전화지시에 따라 대답을 피하고 얼버무렸다. B직원은 A씨에게 메모를 통해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고 알리면서 경찰에 신고했고 범인 검거를 위해 경찰이 올 때까지 통화를 유지토록 했다. 그제서야 A씨는 보이스피싱 전화임을 인지했고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한 사기범도 전화를 끊어버렸다.
부산남부경찰서는 부산은행 B직원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공로를 인정해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경옥 BNK부산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장은 "금융기관 사칭, 자녀납치, 개인정보노출 등으로 접근하는 경우 경찰서에 즉시 신고하거나 금융회사의 지급정지제도 등을 통해 금융사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