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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이익공유제 논란과 먼저 매 맞는 은행

  • 2021.03.22(월) 09:49

배당 제한 이어 서민금융법 의결로 은행권 연간 1000억 출연
"이익공유제와 다름 없다" 불만…날 세우는 이유 헤아릴 필요

코로나19로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소규모 영세사업자들은 벼랑 끝에 내몰렸지만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은 급등하고 언택트 수혜를 누린 기업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정부가 들고 나온 것이 이익공유제죠. 이익공유제 개념은 과거에도 있어왔고 성공 사례도 존재하지만 강제적인 성격이 부각되면 자칫 사회주의로 비칠 수 있습니다. 아직 관련 법안이 한창 마련 중인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이익공유제를 닮은 법안이 통과를 눈앞에 두면서 뒤숭숭한 분위깁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7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서민금융지원법'을 의결했습니다. 서민금융지원법은 서민금융진흥원의 신용보증 재원이 되는 금융회사 출연을 상시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요. 

출연금 부과 대상 금융회사의 범위가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전체 금융회사로 확대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과 마찬가지로 은행과 보험사, 여신전문사들도 가계대출 잔액의 약 0.03%를 출연금 명목으로 내야 하는데 2019년 말 기준 은행권은 연간 1050억원, 여전업권은 189억원, 보험업권은 168억원 등을 부담하게 됩니다. 

이를 토대로 한 분석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150억~200억원, 지방은행들은 30억~50억원 수준의 출연금 부담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법 개정은 2018년부터 추진한 서민금융 지원체계 개편방안의 후속조치이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일부 업권만 한시적 출연하는 출연제도를 개선해 은행 등 출연대상 기관을 확대하고 상시 출연제도로 개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키움증권도 실제로 서민금융법이 은행권에 악재는 아니라고 판단했는데요. 은행이 매년 출연하게 될 1000억원 규모의 금액은 가계대출 잔액의 0.01%, 자기자본 수준의 0.05%에 불과해 오히려 우려했던 것보다 부담이 줄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게다가 전 금융권이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구조가 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비용을 대출금리에 전가하면서 비용을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은행들의 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깁니다. 최근 이익공유제에 대한 압박이 지속된 상황에서 법안 마련이 임박한 데다 사실상 서민금융 상품에 주력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부담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서민금융법은 이익공유제의 맛보기일 뿐 앞으로 결국 추가적인 부담을 지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주요 은행지주회사와 은행을 대상으로 배당 제한 권고에 나서면서 주주들의 분노를 샀는데요. 실제 지난 2019년과 동일한 배당성향으로 배당을 했을 경우 배당액 차이가 6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맞물려 이익공유제가 얘기가 나오면서 묶어둔 은행 배당 재원을 이익공유제에 활용하라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습니다.  

물론 예금을 수취하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통로의 역할을 하는 등 은행의 존재는 특별하고 그 특별함 때문에 사회적인 책임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일정 부분 태생부터 정해진 숙명일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빅테크와 핀테크의 등장으로 은행의 특별함이 위협받고 종국엔 사라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은행도 불만일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거나 오히려 수혜를 본 산업이 많지만 은행들이 가장 솔선수범해야 하는 처지가 된 셈입니다.

은행권은 지난 한해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 완화를 위해서 금융 지원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합니다.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고,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 유예를 실시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어려움을 덜기 위해 무던히 노력을 해왔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가운데 자본적정성과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은 더 두둑이 쌓으면서 이익 증가폭은 줄어들었죠.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의 이자이익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중요한 생산요소인 자본에 대한 가격인 점을 생각한다면 달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이 적정한 이익을 내야 실물경제에 원활한 자금을 공급해 나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결국 관치금융이 뿌리박혔던 과거엔 응당 수용하고 말았을지도 모를 법안에도 은행권이 민감하게 날을 세울 만큼 변화된 현실을 헤아려줄 필요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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