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1등 부동산 금융 플랫폼 구축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첫 작품이나 다름없는 'KB 부동산 리브온'을 완전히 접고, 'KB 리브 부동산'을 론칭하면서다.
최근 몇 년 사이 얼마나 더 다양하고 정확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느냐가 은행의 주요 경쟁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KB국민은행이 'KB 리브 부동산'을 앞세워 부동산 금융의 최강자 타이틀을 수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허인 행장 첫 작품 'KB 부동산 리브온' 역사속으로
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KB 부동산 리브온’ 서비스를 이날까지만 제공하기로 했다. 대신 부동산 관련 정보는 지난달 내놓은 'KB 리브 부동산'으로 통합한다.
비슷한 내용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일 경우 업그레이드가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KB국민은행은 기존 서비스를 완전히 버렸다. KB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리브' 브랜드만 사용할 뿐 모든 걸 바꿨다.
특히 'KB 부동산 리브온'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사실상 첫 작품이어서 더 주목할 만하다.
'KB 부동산 리브온'은 2017년 10월 출범했다. 당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은행장 내정자이자 영업그룹 부행장으로서 서비스 준비작업에 참여했다. 'KB 부동산 리브온'에 아웃바운드 사업을 통해 1000개 지점과 1만 3000개 파트너를 직접 유치한 장본인도 허인 행장이었다.
결국 허인 은행장은 자신의 첫 작품을 완전히 갈아엎는 대담한 결정을 내린 셈이다.
◇ 'KB 리브 부동산' 사용자 편의성 초점
사실 'KB 부동산 리브온'과 'KB 리브 부동산'의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KB 리브 부동산'의 핵심 서비스는 주요 지역 매물과 시세정보, 분양정보, 부동산 관련 뉴스 및 KB국민은행이 자체 생산한 부동산 자료 제공 등인데, 그간 'KB 부동산 리브온'에서 제공하던 서비스와 비슷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자 편의성과 소비자 보호다.
먼저 메인화면을 보면 KB국민은행 전문가들의 분석자료와 KB국민은행의 통계, 대출상품 안내 등 소비자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우선 제공하도록 UI와 UX를 변경했다. 이후 화면은 전국 지도를 바탕으로 아파트 매매와 전세, 월세 매물 등을 보여준다.
여기에다 특정지역이 투기지역인지 투기과열지구인지 조정대상지역인지 등에 대한 정보에 기반해 대출가능 금액과 전매제한기준 등도 안내해준다. 기존 'KB 부동산 리브온'을 비롯해 직방, 다방 등 다른 부동산 금융 플랫폼에선 제공하지 않는 기능이다.
소비자보호 장치도 새로 마련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4일부로 'KB 리브 부동산'에 새로운 약관을 적용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서비스 약관을 변경할 때 이용자의 명시적 거부 의사가 없으면 자동으로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으나 새 약관은 사용자 동의를 의무화했다.
아울러 이용자에게 불리한 서비스에 대해선 은행 홈페이지와 'KB 리브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사전 게시하고, 이메일과 문자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통지하도록 했다.
◇ 부동산 금융 최강자 타이틀 지킨다
KB국민은행이 부동산 플랫폼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 이유는 최근 부동산 금융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경쟁 은행들은 최근 몇 년 사이 모바일뱅킹 앱에 부동산 시세정보나 부동산 플랫폼을 잇달아 적용하면서 부동산 금융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플랫폼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에게 부동산 매물을 연결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주택 관련대출(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상품으로 유도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지만 높은 집값 상승을 타고 주택관련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대출은 리스크가 적으며 장기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만기가 길고 부동산이라는 확실한 담보가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놓치기 어려운 분야라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청약통장을 단독으로 취급하던 주택은행과 합병한 KB국민은행은 부동산 분야에서 단연 선두주자로 꼽힌다"면서 "최근 경쟁 은행들이 잇달아 부동산 플랫폼 강화에 나서자 KB국민은행도 새로운 쇄신을 통해 부동산 금융 최강자 타이틀 수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