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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인슈어테크와 대면조직의 만남②

  • 2021.08.31(화) 09:30

기술과 사람의 협업과 채널 간 경쟁

과거 보험 상품을 제안하고 체결하는 일을 지금과 비교해 보면 많은 부분이 기술로 대체되었다. 가령 기존 계약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쇄된 증권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객 정보 활용 동의를 통해 손쉽게 보장분석이 가능하다. 기존 계약 정보를 가져오는 기술은 비교적 오래된 기술로 거의 모든 설계사가 이를 활용하여 기존 계약의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능숙하다. 체결의 끝인 자필서명도 기술로 대체되었다. 스마트폰으로 링크를 보내 자필서명을 받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종이와 스마트폰 사이 태블릿을 챙겨 다니며 전자서명을 받던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기술이 빠르게 전통적인 대면 방식을 대체하고 있다.

제안과 체결의 단계를 단순화시키면 '고객접근 – 보장분석 – 제안 – 소개요청'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중간 두 단계는 이미 기술이 들어와 효율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 종이 증권을 받고 이를 옮겨 적으며 분석하는 것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모된다. 하지만 보장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짧은 시간 내 고객의 보장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상품설명서와 청약서를 출력해 수많은 곳에 덧쓰고 확인하며 서명을 받던 것과 비교하면, 모바일 청약을 활용한 모습은 효율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증명한다.

하지만 기술이 침투된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고객접점은 비대면으로 남겨진 상태다. 아직도 개척영업이나 지인 중심의 관계 재형성을 강조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보험방송 등에서 생산된 고객DB를 구매하여 가망고객을 확보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지만 이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효율 증가로 볼 수 없다. 심지어 고객DB 비용이 증가하여 이익률이 감소하는 모습도 관찰된다. 따라서 향후 대면채널에 기술이 더욱 침투해야 할 영역은 가망고객을 발굴하고 계약 후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있다. 특히 관계성은 기술이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여기에 기술이 효율을 더해주면 더 좋은 모습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보장분석 프로그램은 극단적으로 보장만을 다루고 보여준다. 하지만 돈의 문제에 있어 보장은 하나의 영역일 뿐 고객은 다양한 금융 상품과 연결되어 있다. 결국 현재와 같이 보험에 침투된 기술을 보장만을 다룰 때에만 활용한다면,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맺음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설계사와 고객의 관계를 돕는 기술이 보장 이외 영역에 대한 정보까지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마이데이터'일 것이다. 보장 이외 모든 금융정보나 비금융적 정보를 활용하여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활로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며, 이후 관계 형성과 유지를 지속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현재 비보장적 정보를 활용하는 초기 움직임이 관찰된다. 가령 건강검진 정보를 가져와 건강 상태와 향후 질병 예측을 통해 보장을 제안하는 방법이 일부 보험사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향후 헬스케어가 발전하면 건강관리 영역까지 확대되어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장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도 보장만을 판매하는 전략으로만 활용되면 한계가 명확하다. 데이터가 방대하고 활용도도 높은데 이를 보장을 제안하는 것에만 그치면 '아깝다'란 표현이 떠오른다.

이런 보장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설계사 스스로가 기술을 활용하여 효율을 높이고 고객의 다양한 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대다수의 설계사가 임신 초기 고객을 만나면 태아형 자녀보험을 제안하고 체결하는 것에 그친다. 하지만 당장 임신한 여성에게 필요한 금융은 보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행복카드를 통한 산모와 태아에 대한 국가 지원도 필요할 것이며, 자녀의 고등교육에 대한 자금마련에도 관심이 생길 것이다. 이를 모두 해결할 수 있거나 꼭 보장을 체결하는 것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금융 및 비금융적 방법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런 주장을 하면 '보장을 설계하고 제안해 체결 후 보험금을 청구하는데도 시간이 촉박하다'란 하소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기술로 대체하여 대면채널 스스로 시간적 효율과 비용적 효율을 확보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기술을 활용하여 획득한 효율을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데 재투자하거나 보장 이외 고객과의 접점을 찾는데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데 대면채널이 다룰 수 있는 것이 보장에만 한정된다면 이는 스스로가 비효율적임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

쉽게 생각하면 된다. 규제의 장벽은 있지만 이를 넘어서며 금융플랫폼은 지속적으로 고객의 삶에 다양한 방법으로 침투할 것이다. 이들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다. 하지만 현재 보험사 또는 대리점에 소속된 설계사의 다수가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수단'으로 고객을 대하는 일이 많다. 이런 방법으론 고객의 만족을 얻을 수 없고 결국 그들의 선택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누구나 어떤 선택을 할 때 다양한 선택지를 좋아한다. 금융플랫폼이 보험만 다루는 일은 없다. 이제 대면채널도 비대면채널의 다양한 전략들과 경쟁해야 한다. 플랫폼은 보장을 넘어 모든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보장 일변도로 고객을 바라본다면 짝사랑이 되기 쉽다. 기술과 경쟁할지 아니면 활용할지는 결국 대면채널의 선택에 달려 있다. 고객과 관계맺는 방법을 변경하지 않으면 대면채널의 영속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다. 경쟁채널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배워 대면채널의 역량을 끌어 올려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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