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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세 주춤한 가계대출, 점점 더 느는 기업대출

  • 2022.06.10(금) 16:02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4천억 증가…증가세 축소
13.1조 늘어난 기업대출…부실 리스크도 커져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꺾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상승세를 이끌어왔던 주택담보대출이 금리인상, 주택시장 불황 등의 영향으로 증가 규모가 대폭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기업들이 은행을 찾아 대출받는 규모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원자재 가격이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면서 기업들이 당장의 경영활동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은행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향도 동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000억원 늘었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192조2000억원으로 지난 한 달간 13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규제-고금리-주택시장 '3연타'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4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도입 등의 영향으로 1분기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 4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다만 지난달의 경우 증가세로 돌아섰던 지난 4월에 비해 증가 규모가 3분의 1로 줄어들며 증가세가 확연하게 둔화된 모습이다. 

이와 관련 올해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은 △1월 1조6000억원 감소 △2월 2000억원 감소 △3월 1조원 감소 △4월 1조2000억원 증가 △5월 4000억원 증가 등의 흐름을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지난 4월보다 둔화한 것은 대출규제의 지속, 금리인상 그리고 주택시장 불황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3차례 올린 영향에 대출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이자 부담 역시 커진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계획만 수립 중인 반면 올해 초 도입된 DSR로 인해 대출의 문턱은 여전히 높아 대출받기가 지난해만큼 여의찮다.  

특히 금리 상승과 DSR 규제는 주택구매심리를 악화시키면서 주택시장 둔화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그간 가계대출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 가계부채 상승세를 억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매물은 쌓여가고 있지만 매수자가 없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2로 전주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낮을 경우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대출 수요가 지속됐지만 주택구입 관련 자금수요가 둔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축소됐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5000억원 감소했는데 이는 정부의 대출규제 지속과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기타대출의 경우 은행들의 신용대출 영업강화 노력 등으로 인해 지난 4월 9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에는 5000억원 감소로 감소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녹록지 않은 여건에…기업들 은행에 손 벌렸다

가계와 반대로 기업들은 은행에서 적극적으로 대출을 받았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13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5월 기준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시적으로 대출규모가 크게 늘어났던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의 증가세다. 

기업들이 은행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대출을 받은 것은 대내외여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장기화, 중국의 봉쇄령 등으로 인해 세계 공급망 마비가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산업구조 특성상 원자재를 해외로부터 수입해 수출하거나 내수에 공급하는 재가공 기업이 많은데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즉각적인 기업의 영업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은 4조3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높은 증가세가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운전자금은 원자재 구입, 인건비 등에 필요한 기업들의 자금을 의미한다. 

중소기업들도 은행에서 적극적으로 대출을 받았다. 지난달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은 8조9000억원 증가했다. 대부분 시설자금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투자 등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기업들에게 내주는 대출에 대한 리스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높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의 부담은 커져만 가는데,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해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여기에 내수의 경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됐지만 고공행진하는 물가 탓에 내수 회복 속도가 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관련기사 : 경기 안좋은데 기업대출 급증…은행들 점검 나선다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영향도 있으나 기업들의 자금상황도 썩 좋지 못하다 보니 은행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현재 영업을 위해 기업대출을 적극 확대하고는 있지만 대내외 여건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 대출들이 부실화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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