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환율 상승 직격탄을 맞으며 4대 금융지주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우리금융지주에게 3위 자리도 내줬다.
환율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손해 발생, 대손충당금 적립, 일회성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4대 지주중 유일한 역성장
22일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1조7274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7528억원 대비 1.4%(254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2분기 순이익은 8251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전년동기 9171억원, 전분기 9022억원 대비 각각 10%, 8.5% 감소한 수치다.
'맞수'인 우리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761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40억원 차이로 3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KB금융지주(2조7566억원), 신한금융지주(2조7208억원), 우리금융이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낼 때 하나금융만 뒷걸음질했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화폐성 손해 발생, 1분기중 실시한 특별퇴직 등 일회성 요인으로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1분기 603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1243억원 등 상반기에 총 1846억원의 선제적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충당금 적립은 이익 감소로 직결된다.
대손충당금을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동기대비 105.6%(2168억원) 증가한 4222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전입액 5326억원의 약 80% 규모를 올해 상반기 중 인식한 데 따라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다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하지만 다른 금융지주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여기에 하나금융은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을 가장 많이 줄여(40%가량) 올해 더 쌓아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올 하반기에는 이른바 '이자장사' 비판에 더해 취약 차주 지원 등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 적잖아 함 회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이자+수수료 '핵심이익' 전년대비 13.6%↑
실적을 면면히 살펴보면 하나금융의 이자이익(4조1906억원)과 수수료이익(9404억원)을 합한 핵심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3.6%(6159억원) 증가한 5조131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자산 증대와 외환 및 신용카드수수료 이익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이로써 하나금융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80%로 전분기 1.71%와 비교해 0.09%포인트 늘었다.
다만 올 상반기 일반관리비는 지난 1분기 특별퇴직 실시로 인한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전년동기대비 9.7%(1962억원) 증가한 2조211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올 상반기 영업이익내 급여 등 판관비 비중을 보여주는 영업이익경비율(C/I Ratio)은 전분기 대비 4.4%포인트 감소한 45.3%를 기록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한 투자와 함께 안정적 비용관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2분기말 기준 신탁자산 156조9731억원을 포함한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707조4812억원이다.
계열사 '맏형'인 하나은행의 2분기 개별 순이익 7065억원을 포함한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은 1조3736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9.6%(1206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별퇴직 비용과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자산 성장이 전체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하나증권은 올 상반기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기인한 증권중개수수료 약세 등으로 인해 139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하나캐피탈 1631억원, 하나카드는 1187억원이었다. 하나자산신탁은 501억원, 하나저축은행은 145억원, 하나생명은 109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