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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금융사고에… 금감원장 "법령상 최고 책임 물을 것"

  • 2023.08.10(목) 15:24

"사고 관리자뿐 아니라 보고 늦은 점도 문제"
"핵심업무 관련 문제는 최고책임자도 책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BNK경남은행 562억원대 횡령 사건을 비롯한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 논란에 대해 "법령상 허용 가능한 최고 책임을 묻겠다"며 높은 수준의 징계를 예고했다. 다만 내부통제 미흡으로 인한 사고 발생 때 해당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CEO) 등 최고위 임원을 제재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원장은 10일 인천 청라 하나금융 글로벌 캠퍼스에서 열린 업무협약식 뒤 기자들과 만나 "횡령을 한 본인은 물론이고 그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분들과 더불어, 내부에서 파악한 것이 있음에도 금융당국에 대한 보고가 늦었던 부분 등 여러 책임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남은행 횡령 사건에 대해 "여수신과 고객 자금의 운용 같은 은행의 핵심 업무 과정에서 거액의 자금 유용이 장기간 내지는 반복적으로 있었다는 것"을 지목하며 "지금 잠정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이 원장의 강경한 발언 배경에는 최근 은행권에서 이어지는 중대형 금융사고가 있다. 지난 2일 경남은행 직원의 562억원에 달하는 횡령 혐의가 확인된 데 이어, 지난 9일 증권업무 대행을 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의 고객사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부당이익 취득이 드러났다. 이어 대구은행에서도 이용자 문서를 몰래 위조해 불법으로 1000여개의 증권계좌를 만든 사실이 적발됐다.

다만 그가 말한 '법령상 허용 가능한 최고의 책임'이 최고경영자(CEO)나 임직원 제재를 의미하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은행업 내지는 증권업의 본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실패에 대해서는 어쨌든 최대한 최고 책임자들의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포퓰리즘적으로 법규상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서 과도하게 하는 것들을 또 법률가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균형점이 어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 사고가 금감원이 내부통제를 강화했음에도 불거진 일이라는 지적에는 "앞서 발표한 금융권 내부통제 개혁방안을 올해 1분기까지 각 은행 내규에 반영하도록 해 지난 7월 1일부터는 전산 시스템에 반영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남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 측에 특정 고액 취급 보직 군의 장기근속 점검 사항들을 요청하고 회신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고된 걸 최근 파악했고, 왜 내부통제 작동이 안 되었는지에 대해 추가 적용할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물론 선의를 갖고 금융회사들의 보고 내용들을 믿고 챙겨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보고된 내용이 오류가 있을 경우 중요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들에 대해서 (당국이) 어떻게 교차검증할 수 있는지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챙겨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은행 사고가 이 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검사가 진행 중이라서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이 안 됐기 때문에 이를 전제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내부 통제의 완비라든가 고객 보호 시스템, 성과평가지표(KPI)가 적정하게 구비되고 잘 시행됐는지 등은 향후 심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점검 요소 중의 하나로 볼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KB국민은행 증권대행업무 부서 소속 직원들의 부당이득 사건에 대해서는 "무상증자  관련 주식시장의 자금 흐름이라든가 주가 변동 등의 추이를 보며 일부 정보를 이용한 세력이 있겠다고 판단해 포착한 것"이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권 내외부의 일탈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증자 미리 알고 127억 부당이득…KB국민은행 증권대행 '구멍'(8월9일)

사고와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과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여·수신을 전담으로 하는 은행의 고유 기능과 관련된 실패는 담당자뿐 아니라 해당 업무 관리 책임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은 있다"면서도 "다만 지주나 은행장에게까지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는 더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원장은 KB금융지주의 경영 승계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공정한 경쟁 절차로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 선임 절차 진행 과정에서 적정한지 말씀드리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도 "KB금융이 공표하고 진행 중인 프로세스는 외양 면에서 보면 과거보다 훨씬 진일보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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