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희비가 교차했다. 삼성화재·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이 양호한 경영실적을 낸 반면,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미국 괌·하와이 자연재해 사고에 따른 일반보험(기업보험) 적자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고, 현대해상은 실손의료보험 등 장기보험 손익이 급격히 빠지면서 전체 순이익을 끌어내렸다.
2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첫 도입된 지난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5곳의 당기순이익 총합이 6조425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순이익 6조5168억원과 비교하면 1.4%(913억원) 감소한 것이다.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현대해상은 별도기준, KB손보는 연결기준으로 집계했다.
삼성·메리츠·KB…날았다
회사별로는 업계 1위 삼성화재가 지난해 1조75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1조4732억원 대비 19.1% 증가한 수치다. 작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8216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이다. 세전이익은 2조4446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관련기사 : 삼성화재 3년 연속 최대 실적 경신…해외 부동산 손실 1200억(2월22일)
메리츠화재가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며 삼성화재를 위협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5748억원으로 전년(1조2582억원) 대비 25.2% 급증했다. 삼성화재와 순익 격차가 2022년 2150억원에서 지난해 1806억원으로 좁혀졌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4분기(10~12월) 1년전보다 33% 증가한 2787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게 주효했다. 다른 손보사들은 계리적 가정 변경 및 계절적 영향에 따라 4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
KB손보는 지난해 752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5572억원) 대비 약 35.1% 증가했다. 이는 KB금융지주 계열사 중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순익을 낸 것이다. 지난해 1분기 한국타이어 화재 사고 등으로 일반보험 손해율이 108.9%로 전년 대비 30.8% 뛴 상황에서도 선방했다.
일반·장기에 발목 잡힌…DB·현대
이와 달리 DB손보는 지난해 전년(1조9469억원) 대비 21.1% 감소한 1조53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DB손보 관계자는 "괌·하와이 자연재해 사고 인한 손해 증가와 마스크 해제 후 병원 진료 증가 등 장기위험손해율 상승, 손실부담비용증가 등으로 장기보험 손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DB손보는 작년 주요 해외 거점이었던 괌·하와이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일반보험에서 122억원 적자를 봤다. 이와 더불어 장기보험 손익도 1조3501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20.2% 감소했다.▷관련기사 : [인사이드 스토리]실적 '삐끗' DB손보, 영업에 '올인'?(2023년 11월22일)
현대해상은 작년 순이익이 8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 감소했다. 역시나 일반보험과 장기보험 손익이 발목을 잡았다. 장기보험 보험손익은 전년 대비 77.2% 급감한 248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실손보험과 관련해 독감 및 호흡기 질환 증가에 따른 보험금 손해액 상승으로 예실차 관련 손실이 2600억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일반보험 보험손익도 전년 대비 18.3% 빠진 76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