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밑그림이 그려졌다. 태영건설 주 채권단이 감자, 출자전환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방안을 논의하면서다.
채권단에서는 이번에 마련된 경영정상화를 위한 청사진은 그간의 워크아웃과는 달리 대주주의 자기 책임을 강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단 18곳을 대상으로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 설명회를 개최했다. 기업개선계획 실행을 위해서는 채권단 75%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날 참석한 주요 채권단의 비중이 60% 가량이어서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이날 산은이 채권단에게 제의한 기업개선계획의 핵심은 태영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이다. 감자와 출자전환을 통해 약 1조원 가량의 자본을 확충시킨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은 적자가 지속되면서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져있다. 지난해 말 기준 태영건설의 자본총계는 -6356억원으로 집계됐다. 누군가 돈을 대주지 않으면 사업을 펼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채권단은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자본금 자체를 줄이는 무상 감자를 해결방안으로 내놨다. TY홀딩스 등 대주주들의 무상 감자 비율은 100대 1이며 기타주주는 2대 1로 차등 감자를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채권단 측은 태영건설의 대주주인 TY홀딩스와 특수관계인(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주 등)이 보유한 지분 41%가량이 100대 1 비율 감자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자와 동시에 출자전환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제공했던 '빚'을 '주식'으로 바꿔 빚의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얘기다.
먼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전 대주주인 TY홀딩스가 내어준 4000억원 등 대주주의 대여금은 100% 출자전환한다. 금융채권자의 무담보채권은 50%가량을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채권자들은 태영건설의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신규 자금과 신규 보증 지원도 지속한다는 방침을 담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완전자본잠식의 근본적 해소를 위해 1조원 수준의 출자전환이 필요하다고 추정된다"라며 "대주주는 보유 채권을 전액 자본확충에 투입해 정상화의 책임을 다하고 금융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측은 이번 방안이 그간 범정부 차원에서 강조했던대로 태영건설의 대주주의 자기책임 원칙이 담겼다고 평가한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주주별 감자 비율을 차등화하고 대주주의 대여금과 금융채권단의 대출금 출자전환 비중을 다르게 책정한 것은 여력이 있는 대주주가 나서서 태영건설을 살리라는 의미"라며 "그간의 워크아웃과 달리 여러 대주주가 아닌 투자자 등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오는 18일 전체 채권단을 대상으로 이날 발표된 기업개선계획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말 중 금융채권자 협의회에 부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