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거버넌스워치]매출 3조대 ‘글로벌세아’ 막내딸에게 태범빌딩이란…

  • 2022.05.16(월) 07:10

글로벌세아②
김웅기 회장 세 딸 중 막내 김세라씨
서울 대치동 태범빌딩 실질적 건물주
1人회사 태범, 세아 빌딩 카페도 운영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의 ‘태범빌딩’(옛 일동빌딩 별관).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5~10분 거리에 있는 건물이다. 지하 4층, 지상 7층짜리다.  

글로벌세아그룹(이하 세아·世亞)의 2세 승계와 맞물려 빼놓을 수 없는 게 태범빌딩이다. 창업주 막내딸이 실질적 건물주다. 입지적으로도 세아 소유의 지하 7층, 지상 17층 규모 오피스빌딩 에스타워(S-TOWER·옛 해암빌딩) 바로 옆에 위치한다. 

‘변방’ 계열사 태범의 소유주 막내딸

세아 창업주 김웅기(70) 회장은 부인 김수남(64) 세아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딸 셋을 두고 있다, 김세연(39), 김진아(37), 김세라(30)씨다. 세 자매 중 경영에 발을 들지 않은 맏딸과 달리 차녀는 2015년 10월 지주회사 글로벌세아에 이어 올해 초에는 의류 수출 1위의 주력업체 세아상역의 이사회에 전격 합류, 부쩍 존재감을 키워가는 중이다. ▶ 관련기사: [단독]‘의류 수출 1위’ 세아상역 후계구도 둘째딸 급부상(5월15일)

매출 3조원대 중견기업 세아의 2세 승계에 관한 한, 빼놓고 가면 섭섭한 이 한 명 더 있다. 막내딸 김세라씨다. 세아상역에 적을 두고 경영수업 받고 있어서가 아니다. ‘변방’의 계열사에서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갖고 있어서다. 바로 ㈜태범이다. 

태범이 설립된 지는 한참 됐다. 1994년 3월이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는, 2018년 이후 지분 100%를 오롯이 소유한 이가 김세라씨다. 게다가 이미 2016년 3월부터 이사회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25살 때다. 선임 후 2017년 6월까지 1년여 동안에는 대표이사직을 갖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태범은 김 회장이 막내딸 몫으로 따로 내줬든지, 아니면 후계 승계 때 요긴하게 쓸 요량으로 마련해 준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사업구조와도 맥이 닿아있다. 다만 아직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예상과는 다른(?) 이유인 즉, 이렇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의 ‘태범빌딩’. 세아 소유의 지하 7층, 지상 17층 규모 오피스빌딩 에스타워(S-TOWER)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매년 예외 없이 쏠쏠한 벌이의 ‘뒷배’ 세아

태범은 우선 태범빌딩의 건물주다. 2017년 6월 성보그룹 일가 소유의 부동산 임대업체 동원통상(옛 일동통상)으로부터 208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빌딩 임대사업을 하는 이유다. 

커피숍 ‘카페쉐누’ 사업도 한다. 매장 입지가 단연 눈에 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S-TOWER를 비롯해 세아 사옥인 세아빌딩과 아인스트랜드빌딩 등 세아 소유 3개 빌딩에 입점해 있다. 

세아상역 등 다른 주요 계열사에 비할 바 못되지만, 태범은 빌딩 임대 및 커피숍 운영을 통해 벌이가 비교적 쏠쏠한 편이다. 작년 말 총자산 346억원에 2017~2021년 매해 17억~27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으로는 적게는 4억원, 많게는 9억원을 벌어들였다. 

커피숍 입지 못지않게 태범 사업구조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세아 계열에 대한 의존도가  낮지 않다는 점이다. 가깝게는 2021년 세아상역(6억원) 등 9개사로부터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태범의 전체 매출(23억원)의 44.6%를 차지한다. 

산림사업 쓴맛…작년 가까스로 자본잠식 탈출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김 회장 막내딸 소유의 태범은 세아 계열을 뒷배 삼아 안정적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영업 외적인 요소로 넘어가면 얘기가 180도 달라진다. 

우선 기업 볼륨에 비해 차입금이 적잖다. 작년 말 299억원이다. 태범빌딩 인수를 위해 금융기관 등에서 자금을 빌린 데서 비롯됐다. 물론 이 중에는 글로벌세아와 세아상역이 대 준 137억원의 차입금도 들어있다. 이로 인해 태범은 2018년 이후 해마다 8~9억원가량 따박따박 이자를 갚고 있다. 

여기에 신규 사업에 손을 댔다가 쓴맛을 봤다. 태범이 사업목적에 해외산림자원개발업을 추가했던 게 2015년 4월. 이어 2018년 아프리카 가나 2개 현지법인에 대한 출자로 이어졌다. 각각 37억원, 5억원이다. 하지만 2019~2020년에 걸쳐 가나 법인 출자금과 대여금을 전액 부실 처리했다.  

태범은 이런 이유로 2019년 39억원, 2020년 44억원 도합 83억원의 대량 순익적자가 발생했다. 결손금 82억원이 쌓였다. 2019년 말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이래 2020년 말에 가서는 부채(316억원)가 자산(246억원)보다 70억원이나 더 많았다. 

비록 작년에 가까스로 자본잠식을 해소하기는 했지만 이 또한 순전히 태범빌딩 부지에 대한 재평가에 기인한다. 현금 유입 없이 101억원의 차익이 재무제표 상에 잡혔을 따름이다. 작년에도 5억원 순손실을 기록, 4년째 적자가 이어졌다. 결손금은 87억원으로 불어났다. 

태범은 다만 2019~2020년의 대량 순익적자가 일회성인 데다 본체의 사업구조가 변함없이 안정적인 만큼 짧은 기간 반전을 꾀할 개연성이 없지 않다. 이는 시간이 해결할 일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