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도시가스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에너지그룹 대성홀딩스의 3대(代) 세습 속도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늦둥이 유력 후계자가 30살의 나이에 지주사 및 간판 계열사의 이사회에 합류한다.
김의한, 3개사 등기임원 동시 선임
11일 대성홀딩스에 따르면 오는 27일 2023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김의한(30)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핵심사업인 도시가스 분야의 중추 대성에너지(옛 대구도시가스)와 벤처캐피탈 대성창업투자도 각각 20일, 29일 주총에서 김 전무를 이사진에 새롭게 편입시킬 계획이다. 임기는 3년이다.
대성홀딩스 사주 김영훈(72) 회장과 부인 김정윤(55)씨와 사이의 1남3녀(의한·은진·의진·은정) 중 장남이다. 김 회장이 42살에 낳은 아들이다. 이번 김 전무의 지주사 및 주력사 이사회 합류는 김 회장이 늦둥이 후계자의 승계작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 전무는 커리어가 대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실상은 어린 나이에 하나 둘 계열사에 발을 들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2015년 21살때 이미 유기농 아몬드를 재배하는 미국 현지법인 대성아메리카(DAESUNG AMERICA)의 최고재무책임자(CFO)직을 가졌다. 국내 계열 중 처음으로 대성청정에너지(옛 경북도시가스) 이사회에 직행한 것도 이 무렵이다.
특히 작년 초에는 29살의 나이에 전무 타이틀을 달고 대성홀딩스 경영에 데뷔했다. 현재 전략기획실을 총괄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짧고 굵게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어 대성홀딩스 경영 입문 1년 만에 김 회장과 둘째누나 김정주(75) 부회장과 함께 지주사와 주력사의 이사회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현재 대성홀딩스는 김 회장과 김 부회장 각자대표, 대성에너지는 김 회장 단독대표 제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의한→알앤알→대성홀딩스 대물림 기반
대성홀딩스는 3대 승계 기반도 닦여져 있는 상태다. 김 회장은 대성홀딩스 지분 39.9% 최대주주다. 이에 더해 경영권 안전장치를 하나 가지고 있다. ‘페이퍼컴퍼니’ 알앤알(R&R)이다. 김 회장이 59% 1대주주다. 알앤알은 홀딩스 32.84% 2대주주다. 즉, 알앤알을 지렛대로 도합 홀딩스 72.74%, 지분을 보유, 강력한 경영권을 쥐고 있다.
김 회장 다음으로 최상위 지배회사 알앤알의 2대주주로 있는 이가 김 전무다. 보유 지분도 40.93%나 된다. 한마디로 김 전무→알앤알→대성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배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2017년 11월 지분승계 작업에서 비롯됐다. 김 전무가 대성홀딩스 지분 16.06% 287억원어치를 알앤알에 전량 현물출자했다. 대가로 알앤알 유상증자 신주를 받았다. 홀딩스 지분은 2013년 9월 두 고모 김영주(76) 대성그룹 부회장과 김정주 부회장으로부터 392억원 규모의 29.07%를 증여받은 뒤 증여세 납부를 위해 13.01%를 처분한 뒤 갖고 있던 주식이다.
김 전무는 현재 알앤알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기도 하다. 2019년 3월 큰고모 김영주 부회장으로 부터 물려받았다. 알앤알은 김 회장 내외가 대표를 맡아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다. 알앤알이 후계 승계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