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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원익 이용한의 2세 지분승계 딱 ‘두 수’로 족했다

  • 2024.11.07(목) 07:10

[중견기업 진단] 원익④
개인회사 (유)호라이즌 올해 2세들 소유로
8월엔 ㈜원익 38%도 할증 없이 전량 넘겨
총 매각대금 263억 중 213억 빌려주기도

0.06%. 원익그룹의 창업주 이용한(70) 회장의 2세가 작년까지 소유하고 있던 ㈜원익 지분이다. 슬하의 3남매를 통틀어 계열사 주식이라고는 이것이 전부다. 지금은 2세들이 계열 지배구조의 맨 꼭대기에 지배주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창업주가 경영권 강화 장치로 이용했던 개인 유한회사를 2세 지분 승계를 하는 데 요긴하게 활용했다. 준대기업 반열에 오른 해이자 고희(古稀·70)를 맞은 올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딱 ‘두 수’로 족했고, 적잖이 뒤를 봐줬다.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

작년까지 3남매 계열 지분 ㈜원익 0.06%뿐

이 창업주 1인 소유였던 경영컨설팅 및 자산평가사 (유)호라이즌이 올 들어 주인이 바뀌었다. 슬하의 3남매 이규엽(41) 원익QnC 전무, 이규민(37) 원익IPS 상무, 이민경(35) 케어랩스 상무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2세들이 5월 말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초에 이 회장이 (유)호라이즌 지분을 증여 혹은 매각한 것으로 가늠할 수 있다. 

현재 (유)호라이즌의 보통주(15주) 및 우선주(43만5150주)를 합해 장남과 차남이 공동 1대주주로서 각각 37%의 지분을 보유 중인 이유다. 장녀는 26%다. 반면 이 회장은 0.0009%로 축소됐다. (유)호라이즌이 사실상 이 회장 2세 소유가 됐다.  

이 창업주의 오너십을 지탱해왔던 2개의 계열 출자고리 중 ‘이 회장(38.18%)→최상위 지배회사 ㈜원익(28.96%·이외 개인지분 18.10%)→지주사 원익홀딩스’만 남고, ‘이 회장(100%)→(유)호라이즌(8.15%)→㈜원익(28.96%)→원익홀딩스’는 3남매에게 넘어갔다는 뜻이다. 

이전까지 2세들의 계열사 주식이라고는 차남이 들고 있던 ㈜원익 0.06%가 전부였을 때다. 2020년 6~12월 0.08% 1억2100만원어치를 장내매수한 뒤 0.11%를 1억원가량에 처분하고 남은 주식이다. 

때를 같이 해 ㈜원익은 7~8월에 장내에서 원익홀딩스 지분 1.04%를 추가로 확보해 지분율을 30%로 확대했다. ㈜원익의 지주사 주식 매입은 2022년 10월 이후 거의 2년만으로, 액수로 25억원어치다.  

이 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지난 8월 말 ㈜원익 1대주주로서 보유 중이던 지분 38.18%를 전량 (유)호라이즌에 263억원에 매각했다. (유)호라이즌은 46.3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주주로서는 거의 아무런 존재감이 없던 2세들이 3남매(100%)→(유)호라이즌(46.33%)→㈜원익(30%·이외 (유)호라이즌 직접지분 1.07%)→원익홀딩스 체제를 통해 강력한 지배기반을 갖게 됐다. 바꿔 말하면, 이 회장의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대물림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전광석화 같은 속도다.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 2대 지분승계

매각 타이밍, 주가 2개월여 만에 41% 빠진 시기

타이밍 기막혔다. ㈜원익은 올해 1~6월 매출(연결기준) 75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6%(72억원)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9.0%(7억원) 늘어난 8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익률은 10.7%다. 

반면 주가는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6월13일 올 들어 최고치인 6400억원(종가 기준)을 찍을 뒤로 증시 침체 등과 맞물려 줄곧 뒷걸음질 쳤다. 이 회장이 ㈜원익 지분을 매각한 시기는 주가가 불과 2개월여 만에 40.9%(2615원) 빠진 3785원(8월20일)이었을 때다. 이 회장은 최대주주 할증 없이 온전히 당시 주식시세대로 넘겼다. 

뿐만 아니다. 자금도 대줬다. 총 213억원을 만기 1년, 이자율 4.6%에 빌려줬다. 결국 3남매 소유의 (유)호라이즌이 인수자금 중 81%를 이 회장이 빌려준 자금으로 최상위 지배회사를 사들인 셈이다. 자기자금은 50억원밖에 들지 않았다.  

아울러 앞으로 2세들이 지배기반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도 한층 수월할 것으로 점쳐진다. ㈜원익 지분을 매각했지만, 이 회장의 보유 중인 계열 지분이 적잖기 때문이다. 방식이야 알 길 없지만, 증여나 승계 재원 등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여지가 있다.   

지주사 원익홀딩스 18.1%는 온전히 가지고 있다. 액수로는 312억원(10월31일 종가기준)어치다. 가장 돈이 되는 것은 원익QnC 19.35%다. 1230억원에 이른다. 이외 원익큐브 1.28%(7억원)과 비상장 주식으로 원익투자파트너스 7.64% 등을 가지고 있다. (▶ [거버넌스워치] 원익 ⑤편으로 계속)

(유)호라이즌 주주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 계열 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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