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18일, 중견 산업용 변압기 업체 산일전기의 창업주는 15억원어치 주식을 회사에 무상증여했다. 상장예비심사 적격 판정(19일)을 받기 하루 전(前)이다. 앞서 기업공개(IPO)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정리한 계열사의 지분 거래에서 비롯됐다.
‘[거버넌스워치] 산일전기 ②편’에서 얘기한대로, 창업주 박동석(65) 회장이 차남과 함께 인수한 산일센서처럼, 2세 삼남매 후계 삼분(三分)구도의 한 축이 감춰져 있는 곳이다. ㈜틔움이다.
산일전기, 두 자회사 오너 일가와 ‘딜’
㈜틔움은 2014년 12월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왕림리에 설립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생산업체다. 가축분뇨, 음폐수를 활용해 메탄가스(바이오가스)와 전기를 생산해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있다.
원래는 산일전기 1억1000만원(지분 55%), 특수관계인이 9000만원(45%)을 출자, 자본금 2억원으로 만들어졌다. 대표직은 전문경영인 허숭 대표가 맡았다. 박 회장은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을 챙겼다. 부인 강은숙(67)씨도 감사로 적(籍)을 뒀다.
거의 전적으로 산일전기의 자금 지원이 이어졌다. 2015년 9월 10억원, 2017년 7월 11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2019년까지 빌려준 자금도 54억원이나 됐다. ㈜틔움이 6년간 적자가 계속된 탓이다. 2020년에야 영업이 정상화됐다. 매출 14억원에 영업이익 2억원 흑자를 냈던 해다.
2022년 11월에는 35억원을 출자전환했다. 자회사를 독자경영 기조로 전환시키기 위해 대여금 중 미상환액을 자본으로 돌려줬다. ㈜틔움에 대한 투자액은 총 57억원, 지분은 94.72%까지 높아졌다.
2023년 9월 산일전기는 ㈜틔움을 매각했다. 앞서 같은 해 3월 IPO 주관계약(미래에셋증권)을 맺고 상장 허들을 넘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를 손질하던 시기다. ㈜틔움과 발생할 수 있는 내부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양도 지분은 85.71%(103만9520주)다. 2022년 12월 ㈜틔움 경영진 3명에게 보상 차원에서 9.01%(10만9280주)를 무상증여하고 난 뒤 지분이다. 대가로 43억원을 받았다. 17.5%, 액수로는 15억원가량 손실을 봤다. 출자가격은 주당 5000원(액면가)인데 반해 당시 외부평가기관이 매긴 가격은 주당 4123원에 머물렀던 탓이다.
맏딸, 틔움 2대주주 계기 이사회 합류
당시 ㈜틔움 인수자가 박 창업주다. 오롯이 혼자 나선 것은 아니다. 장녀도 참여했다. 박혜수(40)씨다. 박 회장이 30억원에 지분 60.3%(73만11264주)를 가졌다. 나머지는 장녀 몫이었다. 13억원을 주고 25.42%(30만8256주)를 건네받았다.
데칼코마니다. 박 회장이 차남 박혜준(35)씨와 산업용, 엘리베이터용 센서업체 산일센서를 사들인 것도 이 날이다. 결국 당시 산일전기 두 개 자회사를 하나는 딸, 다른 하나는 차남과 동반 인수했던 것이다.
산일센서 역시 2023년 1월 산일전기의 센서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원래는 산일전기 자회사였다. 8개월 만에 부자(父子)가 지분 68.25%(6만8250주·27억원), 31.75%(3만1750주·13억원)로 나눠 전량 사들였다.
혜수씨는 ㈜틔움 2대주주에 오른 것을 계기로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도 챙기고 있다. 박 회장이 물러나고 막냇동생과 함께 합류했다. 감사는 변함없이 모친이다. 대표는 2023년 5월 교체돼 지금은 안상섭 대표가 맡고 있다.
반면 산일전기의 ㈜틔움 매각 손실 15억원을 메워주는 일은 전적으로 박 창업주 몫이었다. 부녀가 인수한지 9개월 만, 상장심사 승인 직전에 박 회장이 개인주식을 내놓았다. 상장공모 당시 희망공모가 밴드(2만4000원~3만원) 하단 기준으로 6만753주다. 산일전기의 현 자사주 0.2%다. 현 주식시세(13일 종가 14만5500원)로는 88억원어치다.
산일전기와 마찬가지로 ㈜틔움 또한 꾸준히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자산(2024년 말) 68억원에 2022~2024년 매출 23억~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한 해 많게는 6억원을 벌어들였다.
박 창업주의 3남매 후계 삼분구도는 이렇듯 IPO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23년 9월 뼈대를 갖췄다. 장남-산일전기, 차남-산일센서, 장녀-㈜틔움 구도다. 향후 박 회장 부부의 2조원에 달하는 지분 45.01% 승계와 2세들의 행보는 산일전기 지배구조에서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 (▶ [거버넌스워치] 산일전기 ④편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