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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탈 스테로이드' 차세대 아토피 신약 '속도전'

  • 2025.10.20(월) 10:00

유한양행·HK이노엔·샤페론 개발 도전
'증상 완화'에서 '면역 조절' 판도 변화

세계적으로 10명 중 3명이 앓고 있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현재 염증과 가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제제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피부 위축, 모세혈관 확장, 호르몬 이상 등 부작용 우려가 커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비스테로이드 기반의 새로운 국소 치료제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아토피 치료가 '증상 완화'에서 '염증 조절과 피부 장벽 회복'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스테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아토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K-아토피 신약' 개발 속도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2020년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항-면역글로불린E(IgE) 항체 기반의 레시게르셉트(개발 코드명 YH35324)의 국내 2상 임상시험계획을 최근 승인 받아 대상 환자 모집에 돌입할 예정이다. 레시게르셉트는 혈중에 떠다니는 IgE를 낮춰 알레르기 증상을 개선시키는 방식으로, 유한양행은 아토피 피부염을 포함한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 약물은 임상 1상에서 동일 기전의 경쟁 약물인 오말리주맙(제품명 졸레어)으로도 조절되지 않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의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HK이노엔도 JAK-1 선택적 억제제 계열의 연고형 치료제 'IN-115314'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피부 염증 신호전달을 차단해 증상을 완화하는 메커니즘을 가지며, 전신 노출을 최소화해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임상 1상에서 IN-115314 연고제는 도포 4주차에 습진 중등도 평가지수(EASI)가 최대 77.8% 감소했고, 경쟁약물 대비 혈중농도가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유효성과 안전성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다. 아토피 치료제의 경우 피부에만 작용하고 혈액으로 흡수되지 않아야 면역 억제나 감염 위험 같은 전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 혈중농도가 낮을 수록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IN-115314는 현재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샤페론은 면역세포와 혈관세포에 존재하는 염증복합체를 억제하고,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사이토카인인 TSLP(Thymic Stromal Lymphopoietin)의 발현을 낮추는 신약후보 물질 '누겔(NuGel)'을 개발 중이다. 국내 임상 2상 중간 분석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미국에서도 177명 대상 임상 2b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플루토는 지난 8월 면역조절 기반 아토피 치료 신약 'Vonifimod(보노피모드)',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11월 면역조절인 'EC-18'의 임상2상 시험계획을 각각 승인받아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기존 치료제 '스테로이드' 양날의 검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과 염증을 동반하는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국소 스테로이드제(Topical Corticosteroids, TCS)는 오랫동안 치료의 기본으로 자리해왔지만, 피부 위축·색소 변화·리바운드(반동) 현상 등 부작용이 장기 사용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경구용 스테로이드 역시 혈당 상승, 골다공증, 면역력 저하 등의 전신 부작용 위험이 있어 환자와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스테로이드 공포증(Steroid Phobia)'으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부작용은 낮추고 염증 조절은 강화한 새로운 치료기전의 신약 개발이 세계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대체 약물이 인사이트(Incyte)의 '옵젤루라(Opzelura, 성분명 룩솔리티닙)'다. 옵젤루라는 체내 면역 반응과 염증 조절 신호를 전달하는 '야누스 키나제(JAK)'의 경로를 억제함으로써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신호를 차단하는 비(非)스테로이드 계열 국소 치료제다. FDA로부터 2021년 12세 이상 경·중등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용으로 최초 승인받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2세 이상 소아에게 사용도 승인됐다.

옵젤루라는 국소용 치료제 중 최초의 JAK 억제제로, 기존 스테로이드 대비 피부 위축 위험이 적고 장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탈스테로이드' 시대를 상징하는 약물로 꼽힌다.

'맞춤형 치료'로 진화하는 아토피 치료 시장

아토피 치료제 시장은 과거의 스테로이드 중심 단일 처방 구조에서 벗어나 생물학적 제제(듀피젠트 등)와 JAK 억제제(린버크, 시빈코, 옵젤루라 등)가 주도하는 다기전·맞춤형 치료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들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국내 환자들은 부작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질환의 근본 원인인 면역 불균형을 조절하는 치료 선택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는 단순한 증상 완화 단계를 넘어 면역학적 조절과 장기 안전성 확보를 중점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확보한 다양한 기전의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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