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호황을 누렸던 진단 업체들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표 진단 기업인 씨젠은 선제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반면, 다수의 기업은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적 부진과 무리한 신사업 추진의 여파로 경영권이 매각되거나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곳도 속출하고 있다.
씨젠, 3년 만에 흑자 전환 성공
진단 기업 가운데 가장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곳은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씨젠이다.
씨젠은 엔데믹 직후인 2023년 301억원, 2024년 16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고전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4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매출 역시 2023년 3674억원에서 지난해 4742억원으로 뚜렷한 반등을 보였다.

이 같은 성과는 코로나19 의존도를 과감히 낮추고 사업을 다변화한 결과다. 씨젠은 수요가 꾸준한 소화기 및 성매개감염 등 비호흡기 진단 부문으로 주력 제품군을 성공적으로 재편했다.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여러 병원체를 한 번에 찾아내는 고부가가치 '신드로믹(다중진단)' 제품군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신드로믹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여기에 진단 장비 자동화 플랫폼을 통한 생산성 향상, 선제적 재고 관리와 강도 높은 비용 통제가 이익 극대화에 기여했다.
여전히 '코로나 늪'에 빠진 기업들
반면, 팬데믹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엑세스바이오 등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2021년 영업이익이 1조 3877억원에 달했지만 2023년부터 적자로 돌아섰으며, 2025년에도 8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엑세스바이오 역시 2022년 영업이익 4692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2024년 적자 전환 이후 2025년 63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은 폭발적이었던 신속항원검사 키트 수요가 급감하면서 생긴 거대한 매출 공백을 단기간에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진입장벽이 낮은 신속진단기기 시장의 공급 과잉과 단가 하락도 직격탄이 됐다.
특히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글로벌 진출을 위해 단행한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 인수가 막대한 재무 부담으로 이어져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경영권 매각부터 회생 절차까지
중소형 진단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수젠텍, 휴마시스, 롤링스톤(전 미코바이오메드)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수젠텍은 2025년 매출이 94억원에 그친 데다 1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휴마시스 역시 2025년 10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휴마시스와 롤링스톤 등은 실적 악화와 더불어 최대주주 변경 등 경영권 변동이라는 수난까지 겹치며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셀레스트라(구 클리노믹스)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진단으로 막대한 수익을 냈지만 이후 최대 주주 변경과 호텔 인수 등 무리한 신사업이 맞물리면서 현재는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끝나고 기술력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능력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시기가 왔다"며 "씨젠의 사례처럼 비호흡기 분야나 차세대 진단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