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신약이 건강보험 급여 문턱에서 좌절해 시장 안착에 실패한 사이, 국내 제약사들이 발 빠르게 제네릭(복제약)을 내놓으며 이른바 '빈집 털이'에 나서고 있다. 다국적사가 포기한 틈새시장을 국산 제네릭이 꿰차며 새로운 캐시카우로 삼는 모양새다.
삼진제약은 전날(24일) 3세대 뇌전증 치료제 '브리세탐정(성분명 브리바라세탐)'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브리세탐정은 한국유씨비제약 '브리비액트'의 제네릭 의약품이다.

뇌전증 치료제 제네릭 시장에서 원외 처방 1위 품목인 '에필라탐정'을 보유한 삼진제약은 차세대 라인업인 브리세탐정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지널 약인 브리비액트는 지난 2019년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약가 협상 난항으로 사실상 국내 출시가 좌절된 비운의 약물이다. 이달 브리비액트의 특허가 모두 만료됨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도 본격화됐다.
종근당, 대웅제약, 부광약품, 환인제약 등 굵직한 제약사들 역시 일찌감치 품목 허가를 마치고 앞다퉈 건강보험 급여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급여 등재에 성공하면 오리지널 의약품이 뚫지 못한 급여 시장을 국산 제네릭이 온전히 장악하게 된다.
이러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과거 SK케미칼이 보여준 '빔팻(성분명 라코사마이드)'이 대표적이다.
한국유씨비제약은 2011년 뇌전증 치료제 '빔팻'을 국내에 선보였으나 급여 등재에 난항을 겪었다. 이틈을 타 SK케미칼이 자사 제네릭인 '빔스크' 개발에 돌입했고, 특허 만료 시점인 2017년 2월 오히려 오리지널보다 먼저 급여에 등재되는 이변을 낳았다.
결국 빔팻은 2018년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했고, 그 빈자리는 빔스크를 비롯한 국내 제약사들의 몫이 됐다. 브리비액트 제네릭 개발사들 역시 '제2의 빔팻' 공식을 좇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약가 참조 등 복잡한 셈법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하거나 비급여를 택하면서 생긴 틈새를 국내 기업들이 기민하게 파고든 것"이라며 "다국적사의 이탈이 오히려 국내 제약사들에겐 매출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창출하는 훌륭한 비즈니스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