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업계에 '빙하기'라는 말이 회자되던 지난 몇년간 드림씨아이에스는 오히려 매년 100억원 내외의 매출 성장을 이뤄내며 역주행했다. 업계가 몸을 사릴때 오히려 선제적 투자와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룬 결과다.
유정희 드림씨아이에스 대표는 최근 <비즈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올해의 핵심 키워드로 'AI·오가노이드·글로벌'을 꼽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유 대표는 "CRO는 단순히 임상을 대행하는 인건비 비즈니스가 아니라, 신약 개발의 모든 정보가 모이는 '데이터 센터'"라고 정의하며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최대 실적 '경신'...영업익 60억원 돌파
드림씨아이에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681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25.2%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은 2021년부터 매해 100억원씩 증가하는 고공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60억원 고지를 돌파했다. 핵심 자회사인 메디팁도 성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대 초반 닥친 바이오벤처 붐 붕괴와 투자 한파에도 불구하고 드림씨아이에스 실적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유 대표는 "실적 성장의 배경에는 비임상 전략, 인허가(RA), 임상개발 등 신약개발 전주기 서비스를 구축함으로써 각 단계별 시너지 발생과 더불어 수익성 분석을 기반으로 한 원가관리, 선택과 집중에 따른 프로젝트 관리, 글로벌 진출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 전면 도입…"전 프로세스 자동화"
유 대표는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인공지능(AI) △오가노이드 △글로벌 확장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기존의 탄탄한 사업 역량에 미래 기술과 해외 시장을 더해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먼저 드림씨아이에스는 올해 임상 운영 전반에 AI를 적용한다. 작년이 AI 활용의 가능성을 타진한 해였다면, 올해는 실무 전반에 AI를 이식하는 'AI 전면 도입'의 해다.
이를 위해 드림씨아이에스는 별도의 AI TF팀을 구축했다. 프로토콜 작성부터 결과 보고서 도출까지 임상 전 과정의 핵심 공정에 AI를 결합한다. 임상 전반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축적된 규제·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의 정확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유 대표는 "이화여대 인공지능센터와 협력해 신약 개발 전반의 스피드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인건비 기반의 수익 구조를 효율성 기반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20~30년간 쌓인 방대한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고객사에게 최적의 임상 경로를 제안하는 가이드 역할까지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큐리바이오 인수로 오가노이드 분야 진출
미래 먹거리인 '오가노이드' 기술 선점에도 나섰다. 드림씨아이에스는 지난해 미국 시애틀 기반의 오가노이드 전문 기업 큐리바이오의 경영권을 확보(지분율 23.74%, 투자액 145억원)했다.
큐리바이오는 동물시험 대신 인체 장기 유사체인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물의 효능과 독성을 평가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역가 시험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큐리바이오는 2023년 미국 FDA로부터 220만 달러(약 3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동물 대체 시험 표준 모델을 개발 중이다.
유 대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보톡스 제품 허가 시 동물 대체 시험 자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이미 오리지널사인 애브비(엘러간)도 큐리바이오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만 15개가 넘는 보톡스 기업이 있는데,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동물 대체 시험이 필수적"이라며 "큐리바이오의 기술이 국내 기업들의 미국·유럽 진출을 돕는 '패스트트랙'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외에도 큐리바이오는 비만 치료제 부작용으로 꼽히는 근손실 및 심장 독성 평가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다국적 제약사들의 스크리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 확대…수주잔고 역대 최고치
드림씨아이에스는 최대주주인 타이거메드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임상을 확대한다. 유 대표는 "다국가 임상은 통합 SOP(표준운영절차)가 핵심"이라며 "타이거메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국가 간 편차 없이 일관된 임상 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이트 경쟁력도 강조했다. 유 대표는 "한국은 임상 1상 품질이 미국과 대등한 수준이면서 비용은 더 낮고, 속도는 더 빠르다"며 "이러한 강점을 글로벌 스폰서들에게 어필해 해외 물량을 한국으로 적극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폰서들의 러브콜이 잇따르며 드림씨아이에스의 수주 잔고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주액은 582억원을 기록했으며, 총 수주 잔고는 2183억원에 달한다.
바이오벤처 투자하는 CRO…"올해도 지속"
드림씨아이에스는 바이오 투자 빙하기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 클리켐바이오, 빌릭스, 셀인셀즈, 루다큐어 등 17개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다. 특히 2022년 15억원을 투자한 지투지바이오의 경우 10배 이상의 평가 차익을 기록하고 있다.
유 대표는 "자금난으로 임상이 멈추면 결과가 안 나오고, 결과가 없으니 투자를 못 받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우리가 10억~15억 원 수준의 마중물 투자를 하면 주저하던 VC들이 다시 들어오는 물꼬가 트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총의 10% 정도는 상생을 위해 투자한다는 원칙을 갖고 올해도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의 데이터 센터 CRO 선도"
흔히 CRO를 '인력을 투입해 임상을 대행하는 인건비 비즈니스'로 인식한다. 하지만 유 대표가 바라보는 본질은 전혀 달랐다. 유 대표는 CRO를 신약 개발의 모든 정보가 집결되는 '데이터 센터'라고 정의했다.
그는 "개별 바이오 벤처나 제약사가 보유할 수 있는 데이터는 자사 프로젝트에 국한되지만, CRO에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적된 임상 데이터, 인허가 규제, 글로벌 트렌드 등 방대한 정보가 모인다"고 설명했다. 이 '데이터의 힘'이야말로 CRO의 진짜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유 대표는 "결국 미래의 CRO는 단순히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수행사가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이터 기반의 전략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드림씨아이에스가 그 변화의 가장 앞단에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