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판매 확대를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돌파하라고 주문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심화와 환율 변동 등으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정 회장은 판매지원체제 강화로 판매를 확대하는 것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주재로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등 총 60여 명이 참석해 올 상반기 지역별 실적 및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하반기 생산·판매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정몽구 회장은 엔화 및 유로화 약세, 중국의 성장 둔화, 신흥시장 침체 등 상대적으로 불리한 경쟁여건과 힘겨운 시장상황에서도 분투하고 있는 해외법인장들을 격려하고 판매 확대를 주문했다.
정 회장은 “외부 여건이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이를 극복해야 하고, 극복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우리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렇지만 모두 이겨내 온 경험이 있다”며 “오히려 이같은 어려움을 외부 여건에 흔들리지 않도록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이 어려울수록 판매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면서 "판매 일선에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사적인 판매지원체제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또 “지금은 내부의 강한 결속력이 중요한 때인 만큼 전 임직원이 단합해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저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스의 그렉시트 가능성 및 미국 금리 인상 전망, 중국 경기 둔화 확대 등으로 하반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신흥국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엔화 및 유로화 약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8630만대)에서 1.2%(855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시장별로는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주요 시장의 판매가 위축되거나 감소세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해 전년보다 4.1% 증가한 1720만대로 14년 만에 1700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경제 성장 둔화 등으로 올해 5.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외에서 전년 동기보다 2.4% 감소한 395만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신차 론칭이 집중돼있는 하반기에는 신차효과를 극대화, 전년 실적을 상회하는 판매 기록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신형 투싼을 투입하고 인도를 비롯한 중남미, 아시아, 중동 등 신흥시장에는 소형 SUV 크레타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대표 글로벌 모델인 신형 K5의 성공적 론칭과 함께 유럽에서는 씨드 개조차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