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강한 견제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컸던 LG화학이 주력인 기초소재사업 선전에 웃음을 되찾았다. 전분기 꺾였던 성장세를 4분기에 다시 회복하면서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5년 만에 정점을 찍었다.
LG화학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2% 증가한 1조9919억원, 매출액은 2.2% 늘어난 20조6593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순이익은 11.5% 성장한 1조2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2조원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달성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저성장이 지속되며 경영환경은 어려웠지만 전지부문 매출 본격화, 기초소재사업부문의 견조한 제품 스프레드가 지속돼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말했다.
▲ LG화학 분기별 실적 추이 |
3분기에 주춤했던 성장세도 4분기에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1.2% 증가한 4617억원, 매출액은 9.3% 늘어난 5조511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3분기에는 정보전자소재 및 전지부문 사업 부진 여파로 주춤했지만 4분기에 판매량이 회복된 효과를 봤다.
4분기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기초소재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고객 수요 증가와 중국의 석탄가격 상승에 따른 PVC 수익 증가 등이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다. 이 사업 영업이익은 5061억원, 매출액은 3조7576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지부문은 전분기에 비해 적자폭을 줄였다. 2세대 전기차 배터리 매출이 본격화됐고,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지 물량이 증가해서다. 이 사업에선 4분기 영업손실 37억원, 매출액은 1조59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LG화학은 이 사업에서 분기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정보전자소재는 부진했다. 전방시장 개선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신제품 개발 관련 비용 등으로 적자는 지속됐다. 이 사업 영업손실은 162억원, 매출액은 7386억원이다.
LG화학은 올해도 석유화학 제품 시황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해 기초소재부문의 성장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GM 볼트(Bolt) 등 자사 배터리가 탑재되는 2세대 전기차들의 본격 등장으로 전지물량이 증대돼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 M&A를 통해 보강한 바이오사업에선 생명과학분에서 주요제품 매출 본격화 및 팜한농의 견조한 수준 영업이익률 확보 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10.5% 증가한 22조8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시설투자 역시 전년대비 36.9% 늘어난 2조7600억원을 집행해 중장기 생산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초소재부문은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경쟁력 있는 기초원료 확보로 시장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며 “전지부문의 경우, 소형전지는 신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자동차 배터리는 전기차 프로젝트 수주 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보전자소재는 수익성 개선 및 신사업 성장기반 구축에 집중할 전략”이라며 “생명과학은 주요 제품 시장 지배력 강화와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팜한농도 기존 사업에 더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