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지난해 시장의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았다. 주력인 기초소재사업에선 석유제품의 견조한 스프레드로 이익 성장세가 지속됐지만 신사업 분야인 정보전자소재 및 전지사업 부문은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신사업 부문에서도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믿고있다. 전지사업의 경우, 중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도 기존 목표치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26일 2016년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에서 정보전자소재 및 전지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정보전자소재와 전지사업은 LG화학의 신성장동력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매 분기마다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정보전자소재의 경우, 편광판 사업 등이 시장 성숙기에 진입한 가운데 경쟁 심화와 판매량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전지사업은 주력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중국 정부의 견제로 인해 제대로 날개를 펴보지도 못했다. LG화학은 지속적으로 중국 정부의 배터리 모범 규준을 살펴야만 했고, 문턱을 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로 인해 두 사업은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정보전자소재는 550억원, 전지는 49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LG화학이 올해 1조99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조원 돌파에 실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사업의 부진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올해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정보전자소재와 전지사업 모두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정보전자소재는 신규 고객선 확보와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 남경 편광판 공장의 생산라인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정호영 LG화학 CFO 사장은 “그동안 편광판과 소형전지 등은 중국에 생산기지가 있음에도 해외에서의 생산 전개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 원가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리면 의미있는 수준의 수익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어 “편광판은 기존 거래선 외에 LCD 등을 생산하는 중국 현지 업체를 비롯해 그동안 진입하지 못했던 신규 거래선 확보 가능성이 높아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아시아 지역 수출용 전지 및 ESS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연초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의 무역장벽에도 이 사업의 목표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의 규제가 지속된다고 해도 자사 배터리가 탑재되는 2세대 전기차 출시 등으로 인해 올해 전지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만약 중국 정부의 규제가 풀린다면 60% 이상 성장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자신했다.
기초소재사업 부문에 대해선 1분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재고를 축적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고부가제품 비중이 경쟁사에 비해 높다는 점도 이익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정호영 사장은 “4분기 환율 효과와 제품 스프레드 개선 등 긍정적 요인이 있었지만 일회성 요인이 발생해 더 많은 이익을 달성하지는 못했다”며 “1분기에는 일회성 비용도 없고, 래깅효과 등도 마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돼 눈에 띄는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아시아 지역 내 정기보수 계획도 적고 공급량도 늘어날 전망이라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가 전년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고부가제품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년에 비해서도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