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글로벌 제약사의 유럽 생산공장을 인수한다. 이를 계기로 유럽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제약 분야의 사업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SK그룹은 바이오·제약산업을 미래의 성장동력 여기고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지원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아일랜드 스워즈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이하 BMS)의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한다고 18일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SK바이오텍은 이번 인수로 현지 생산설비와 전문인력은 물론 BMS의 합성의약품 공급계약과 스워즈 공장에서 생산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공급계약까지 가져오게 된다.
SK㈜ 관계자는 “BMS의 제품 공급계약까지 인수하는 것이라 BMS 측에서도 인수 상대를 까다롭게 선별할 수밖에 없었다"며 "SK바이오텍의 독보적 기술과 품질관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설비를 통째로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MS는 130년 전통을 갖고 있는 대형 글로벌 제약업체로 지난해 190억달러(약 2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스워즈 공장은 인구고령화로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항암제, 당뇨치료제 및 심혈관제 등 12종 이상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BMS는 이번에 생산시설을 직접 유지하는 것보다 전문 위탁생산업체(CMO)에 맡기는 것이 낫다고 보고 스워즈 공장을 매각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아일랜드 정부 및 아일랜드 투자청(IDA)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성사됐다"며 "추후 유럽 내 사업확장에도 지속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일랜드 스워즈에 위치한 BMS 원료의약품 생산공장 전경. |
SK는 이번 인수가 최태원 SK 회장의 바이오∙제약에 대한 뚝심 있는 장기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성공여부가 불확실하며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제약 산업에 20년 이상 투자를 계속했다. 200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의 투자와 연구역량을 결집해왔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SK바이오텍은 2020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 기업가치 4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준구 SK바이오텍 대표는 "SK바이오텍과 스워즈 공장의 기술력과 품질관리 노하우가 만들어낼 시너지에 고객사들이 벌써부터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증설 등 사업확장을 가속화하고 내부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시켜 고부가가치 상품을 수주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매년 20~30%의 실적 상승을 기록 중이다. 현재 세종 명학산업단지 내 16만리터 규모의 증설을 완료했으며 2020년까지 80만리터 규모로 생산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