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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3·4세]⑬-1 CJ 이재현→이선호 승계과정

  • 2018.06.29(금) 18:00



CJ그룹 승계의 핵심은 지주회사 ㈜CJ이다. 이재현 회장이 (주)CJ의 단일 최대주주이고 ㈜CJ 밑으로 계열사들이 포진한다.

이 회장은 삼성에서 독립하던 90년대 초반 이 회사의 지분이 없었다. 모친 손복남 고문이 가지고 있던 삼성화재 지분 18%가 승계의 시작이다.  손 고문은 1994년 삼성화재 지분을 팔고 ㈜CJ(당시 제일제당) 지분을 확보한 뒤 수년간 장남 이재현 회장에게 모두 증여했다.

이후 이 회장은 모친에게 물려받은 지분외에 신주인수권 행사, 합병 등의 방법으로 2006년 598만주(19.62%)를 확보했다. 이 회장의 ㈜CJ 지분 확대의 정점은 지주회사 전환이다.

㈜CJ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직전 그는 598만주(19.62%)를 가지고 있었다가 기업분할로 ㈜CJ 377만2414주와 CJ제일제당 주식 221만5545주를 받았다. 이후 CJ제일제당 주식을 모두 ㈜ CJ에 현물로 출자하고 그 대가로 1주당 약 3.8주의 ㈜CJ 주식을 받아 단숨에 보유지분을 1193만7813주(49.79%)로 늘렸다.

이로써 삼성을 나와 독립경영을 시작할 때 ㈜CJ 지분이 한주도 없었던 이 회장이 10여년 만에 핵심 회사 지분의 절반가량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이재현 회장의 ㈜CJ 지분율은 42%이다. LG나 GS, 두산처럼 대가족 지분이 뒤를 받쳐주는 구조가 아닌 '원톱'형 지분구조이긴 하지만 다른 그룹 총수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최태원 회장은 ㈜SK를 23.4%, 조양호 회장은 한진칼을 17.84%, 김승연 회장은 ㈜한화를 22.6%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의 ㈜CJ 지분율 42%는 이론적으로 증여세로 절반을 물납해도 20% 이상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다른 밑작업도 준비했다. 2013년부터는 장남 선호씨로의 승계 밑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2013년 이 회장 위기때 승계 밑작업 본격 진행

그해 이재현 회장이 조세포탈,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기 직전 장남 선호씨가 계열사에 공식 입사해 경영수업의 첫발을 내딛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이 회장이 회사보다 법정에 더 많이 있던 시기였지만 장남 선호씨를 위한 지분승계 밑작업도 빈틈없이 이뤄졌다.


핵심은 도심에서 흔히 볼수 있는 화장품·미용용품 복합매장 올리브영이다. 장남 선호씨를 이 회사의 대주주로 만들고 회사를 키우는 작업이 수년간 진행됐다.

 

우선 올리브영을 CJ시스템즈란 회사와 합병했다.

이재현 회장은 두 회사의 합병기일 하루 전 자신의 CJ시스템즈 지분 중 15.9%를 장남 선호씨에게 증여했다. 이로써 장남 선호씨는 하루 만에 두 회사가 합쳐진 탄생한 새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1.3%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됐다.

이 회장은 2015년 말 남아있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도 추가로 증여했다. 지분 증여가 마무리되자 다음 수순은 회사의 덩치 키우기였다.

장남 선호씨가 20살 때 아버지로부터 지분을 취득한 CJ파워캐스트가 합병 대상으로 선택받았다. 이미 주식을 가지고 있던 회사와 합치자 합병후 선호씨의 CJ올리브트네웍스 지분율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17.97%로 높아졌다.

이재현 회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가진 씨앤아이레져산업도 증여했다. 선호씨는  13.11%를 물려받았고 기존에 보유하던 지분을 포함 총 51%를 확보하며 대주주가 됐다.

장남 선호씨는 아직 지주회사 ㈜CJ 지분이 없다.

그러나 아버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빠르게 이뤄졌던 CJ올리브네트웍스와 씨앤아이레저산업 대주주 만들기 프로젝트가 향후 승계과정에서 핵심 지렛대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장남 선호씨는 현재 부장 직함을 달고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의 후계승계 과정에 비춰볼 때 현재의 직함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임원으로 승진하고 CEO 명함을 가지는 것도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경영능력까지 무조건 키워주진 않는다. 향후 지분승계 과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영능력 입증이다. 28살의 후계자는 무엇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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