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빛을 발했다. 2015년부터 3년간 이어졌던 화학업계 호황에서 한 발 비켜섰던 과거를 말끔히 씻어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간 매출(연결기준) 5조5849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 대비 10.3%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12년 5조88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이다.
수익성도 빼놓을 수 없다. 영업이익은 5542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1년 영업이익 8390억원을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5000억원대를 회복했다.
마진도 좋아졌다. 영업이익률은 5.2%에서 9.9%로 상승했다. 지난 2011년 기록한 영업이익률 13% 이후 가장 좋은 성적표다.
비스페놀에이(BPA) 생산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이 실적 개선의 주인공이다. 금호석유화학은 BPA사업에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500억원 안팎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석유화학 전체 실적의 약 절반 가량을 책임진 셈이다.
BPA는 IT기기, 핸드폰에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PC) 중간 원료다.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지난해 톤당 가격이 1305달러로 전년 대비 32.2% 올라 금호석유화학을 웃게 만들었다.
그간 금호석유화학 실적 부진을 초래한 합성고무사업도 제 모습을 찾았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안팎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석유화학의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는 2012년부터 글로벌 설비 증설이 이어지며 공급과잉 상태에 놓였다. 글로벌 설비증설이 제한돼 합성고무가 주력이 아닌 다른 화학사들이 호황을 누린 것과 정반대 상황이었다. 다만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악화된 중국 업체들이 설비 가동률을 줄여 한결 숨통이 트였다.
합성수지사업은 지난 2017년과 비슷한 영업이익 500억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1주당 1350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36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