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조동혁-조동길, 한솔 2세 경영 누가 잘했나

  • 2020.12.11(금) 10:36

[워치전망대-CEO&어닝]
경영 실적 호조...수익성은 케미칼이 앞서
지배력 강화속 3세 승계 움직임도 '시동'

한솔그룹 2세 경영인들의 경영 성과가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가 장녀 고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의 장남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삼남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이끄는 주력사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형제는 더 나아가 주력사 지배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또 자식들이 경영 참여 등을 통해 후계 승계 작업을 받으며 3세 경영의 발판을 닦고 있다.

◇ 한솔케미칼, 외형·수익성 동반성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1대주주(17.23%)로 있는 그룹 지주사 한솔홀딩스 주력 계열사(지분 30.49%) 한솔제지는 지난 상반기 호조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올해 1~3분기 매출은 1조1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379억원보다 9.1%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이 기간 717억원에서 933억원으로 30.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5.8%에서 8.3%로 상승했다. 코로나19로 급증한 택배 수요로 택배 상자에 쓰이는 골판지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1~2분기 10%대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이 3분기 들어 인쇄용지, 영수증 등에 쓰이는 특수지 사업 부진으로 5.4%로 고꾸라졌지만,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뒤지지 않는다.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14.47%)로 있는 한솔케미칼은 더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뤘다. 올해 1~3분기 매출(이하 연결재무제표 기준)은 4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072억원 대비 13%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6.5% 증가했다. 한솔제지와 달리 매출, 영업이익 모두 1년 전보다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 27.2%로 지난해 3분기 누적 22.5%를 상회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11%로 저점을 찍은 뒤 매 분기 상승해 지난 3분기에는 31.1%로 전년 동기 24.1%에서 7%포인트 올랐다.

모두 한솔제지가 기록한 수치를 압도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반도체, 스마트폰, 텔레비전 등 판매 호조에 따라 QLED TV 소재 등 관련 화학 제품과 소재를 납품하는 한솔케미칼 실적도 개선됐다.

◇ 지배력 강화, 승계 작업 '진행형'

조동길 회장과 조동혁 회장은 실적 개선에서 더 나아가 주력사 지배력 강화와 후계 승계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조동길 회장은 그룹 지주사 한솔홀딩스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2017년 말 8.93%에 그쳤던 지분이 잇단 주식 매집으로 현재 17.23%로 증가했다. 조동길 회장이 이 기간 사들인 주식은 291만주로, 매입 비용은 총 93억원에 달한다. 발행주식 총수 4201만주의 6.9% 수준이다.

그의 장남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조성민 한솔제지 수석(차·부장급 직위)씨는 지난 3월 3년여 만에 주식 4만3500주를 9950만원에 매입해 지분이 0.68%를 가지고 있다.

장남인 조동혁 회장은 명예회장으로만 이름을 올려뒀을 뿐 한솔홀딩스 지분을 단 한 주도 지니지 않았다. 반면 조 회장은 한솔케미칼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왔다. 1999년 말 기준 조동혁 회장의 한솔케미칼 지분은 2.11%로 조동길 회장(3.97%)에 뒤졌다. 하지만 지속적인 주식 매입으로 현재 그의 지분이 14%를 넘어섰다. 

그의 장녀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사장도 꾸준히 지분을 모으고 있다. 2014년 8월 처음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뒤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3월 주식 769주를 6109만원에 매입해 현재 지분이 0.03%에 이른다. 반면 조동길 회장은 그간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지 않아 지분이 2.11%에서 0.31%로 줄었다.

한솔그룹은 2015년 지주사로 전환하며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깼다. 과거 한솔로지스틱스가 한솔케미칼과 한솔홀딩스 지분 각각 3.19%, 8.07%를 들고, 한솔케미칼이 한솔홀딩스 지분 2.47%를 보유하는 등 지분 구조가 복잡했다. 하지만 2015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한솔케미칼로부터 한솔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분 4.31%만이 유일한 연결고리로 남았다. 사실상 '한지붕 두가족' 체제인 셈이다.

일부에서 한솔케미칼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실제 얻을 실익은 크지 않다. 지금도 사실상 형제간 맡고 있는 영역이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또 한솔케미칼의 경우 조동혁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14.99%로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크게 밑돌고 있다. 정관 변경 등 회사 중요 사항 결정에 필요한 특별결의 요건은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다. 만에 하나 조동혁 회장이 계열분리에 나서더라도, 지배력 강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관측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