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형 RE100(K-RE100)의 이행수단이 국제적인 RE100 인증에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혼란이 있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가 있습니다.
논란이 된 건 한국형 RE100의 이행수단 중 '녹색 프리미엄' 입니다. 전기 소비자가 전기요금과 별도의 '프리미엄'을 한전에 납부하는 제도인데요. 이렇게 하면 한전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것으로 인증해주겠다는 게 제도의 요지입니다.
웃돈만 주면 일반 전기라도 재생에너지 전기라는 꼬리표를 달아주는 모양새다 보니 엄정해야 할 RE100 인증에 쓸 수 있겠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정부 당국도 한국형 RE100 관련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된다 안 된다 여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일부 매체에서는 애플을 인용하며 녹색 프리미엄을 RE100 인증 수단으로 쓰기 어렵다는 내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녹색 프리미엄을 도입하려던 기업들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산업부 등 관련 기관들도 부랴부랴 사실 확인에 나섰고, 사실 여부를 애플에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RE100 인증을 받은 대표적인 회사지만 인증의 주체는 아닙니다.
이에 [에너지워치]가 확인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우려와 달리 녹색 프리미엄은 RE100 인증에 쓸 수 있는 수단이 맞습니다. 지난 3월15일자 [에너지워치]"애플이 안된데" vs "애플이 아니래"…혼돈의 RE100기사을 통해서 전해드린 소식입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에너지워치도 RE100 측에 직접 이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RE100은 가입과 기술적인 부문에 대한 문의를 받기 위한 공식적인 이메일 주소가 있습니다. 이 곳으로 매체명과 기자 신분을 밝히며 녹색 프리미엄에 대한 질문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기사마감 시간까지 답변이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 한국형 RE100만드는 데 참여한 기관들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RE100의 공식 기술문서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공식 문의에 대한 RE100의 답이 왔습니다. RE100 한국위원회 관계자가 답변을 대신 전했습니다.
"한국형 RE100의 이행수단은 글로벌 RE100 이행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RE100의 공식적인 답변입니다. 그 이유도 에너지워치의 앞선 보도와 같습니다. 논란은 이제 정말 끝입니다.
다시 설명해 드리자면 한전이 모든 전기를 녹색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것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한전은 공급하는 전기 중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만든 전력량을 계산해 그만큼만 녹색 프리미엄을 붙여 팝니다. 전력원별 계통을 모두 분리하지 않은 이상 한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한편 최근 녹색 프리미엄의 1차 입찰이 있었습니다. 전체 준비한 물량의 7%만 낙찰됐다고 합니다. 일부 언론의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국가적인 차원의 에너지 전환은 장기전입니다.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녹색 프리미엄 등 여러 제도를 만들어 각자의 사정에 맞게 이용할 수 있게 준비한 것입니다. 녹색 프리미엄이 있어야 하는 기업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입니다. 우려보다는 박수를 보낼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