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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WF-1000XM4②돌멩이는 콩나물을 잡을까

  • 2021.07.07(수) 06:40

똑똑해진 이어폰…말하면 음악 자동정지
귀에 착 붙는 이어버드 팁 '외부음 밀폐'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소니 WF-1000XM4. /사진=백유진 기자 byj@

▷관련기사: [보니하니]WF-1000XM4①앱등이 마음을 뺏다(7월6일)

지난달 24일 국내서 정식 출시된 'WF-1000XM4'는 소니의 무선 노이즈 캔슬링 1000X 시리즈 이어폰의 4세대 모델이다. 이번 신작에는 소니 고유의 오디오 기술인 'LDAC'과 통합 프로세서 'V1' 뿐만 아니라 전작인 WF-1000XM3에 없던 기능들이 여럿 포함됐다. 

이어폰 안 빼고 살아볼까

WF-1000XM4에 새롭게 도입된 'Speak-to-Chat(스피크투챗)' 기능은 소니의 대표 무선헤드폰인 'WH-1000XM4'에는 탑재됐지만 무선 이어폰 전작에는 없던 기능이다.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자동으로 음악을 일시 정지하고, 상대의 음성과 주변 소리를 강조해주기 때문에 이어폰을 착용한 채로도 대화가 가능하다. 대화가 종료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음악은 다시 재생된다.

실제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에서 기능을 활성화하니 사용자가 말할 때마다 재생되고 있던 음악이 멈췄다. 반응도 정확하고 빠른 편이었다. 마스크를 낀 상태로 작게 얘기해도 음성을 인식했다.

특히 이번 제품에서는 음악이 정지되는 시간이 조정됐다. 이전까지는 사용자가 말을 멈춘 뒤 다시 재생되는 시간을 15초, 30초로 설정할 수 있었는데 이번 신작에서는 5초 옵션도 추가됐다. 실질적으로 이어폰을 착용한 채로 대화할 때는 카페에서 주문하는 등 간단한 대화가 주를 이룬다는 점을 반영해 개선한 것이다.

그간 반응이 좋았던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도 탑재돼 있다.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은 사용자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지해 주변 사운드 설정을 조정해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고 감지하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놨더라도 지하철 안내 음성을 놓치지 않도록 일부 주변음을 들려준다.

다만 이 기능을 켜놓으면 기기가 모드를 바꿀 때마다 '띠링' 소리가 나오면서 음악이 끊겨 몰입감을 해친다. 정말 필요한 타이밍에 모드를 전환해주면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겠지만, 인식률이 정확하지 않은 듯했다. 기자처럼 불편함을 느낀다면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을 끄고 사용하면 된다.

왼쪽 이어폰의 터치 패널에 손가락을 길게 누르면 일시적으로 외부 소리가 들리는 '퀵 어텐션' 기능도 유용했다. 길을 가다 누군가 길을 물어볼 때 이어폰을 빼기 번거로운 상황에서 사용하기 편했다.

'친환경' 소재…돌멩이 감성

소니 WF-1000XM4의 친환경 패키지. /사진=백유진 기자 byj@

처음 제품을 받았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제품의 패키지였다. 소니는 이번 신제품부터 새롭게 개발한 '친환경 오리지널 블렌드 재료'를 제품 포장에 적용했다. 라벨을 제외한 모든 종이 포장재의 99%가 친환경 혼합 소재로 제작됐다고 한다. 재료는 대나무, 사탕수수 섬유, 재활용 종이 등으로 이뤄져 있어 재활용이 가능하고 원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제품의 질감도 독특했다. 돌로 만들어진 석재의 느낌에 가까웠다. 특히 플래티넘 실버 색상이 이 질감과 잘 어울렸다. 약간의 베이지가 섞인 회색이어서 얼핏 보면 돌멩이 같은 느낌도 들었다. 제품의 소재는 플라스틱이지만, 친환경 패키지와의 연결성을 위해 선택한 질감이라는 게 소니코리아 측 설명이다. 친환경 패키지에 걸맞은 환경친화적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니 WF-1000XM4. /사진=백유진 기자 byj@

내 귀 '맞춤형' 이어버드

외관상 또 하나 특이했던 점은 '이어버드 팁'이었다. 일반적으로 이어버드 팁은 실리콘 혹은 폴리우레탄 재질로 만들어지는데, 소니가 새롭게 개발한 '노이즈 아이솔레이션 이어버드 팁'은 이 둘이 겹쳐져 있다. 실리콘으로 제품 본체와 연결하고 그 위를 폴리우레탄으로 덮은 모양새다. 차음성이 뛰어나지만 음이 반사되는 폴리우레탄의 단점을 실리콘이 보완한 셈이다.

소니 WF-1000XM4 이어버드 팁. /사진=백유진 기자 byj@

부품의 이름이 '노이즈(Noise, 소음) 아이솔레이션(Isolation, 격리·고립)'인 만큼 이어버드 팁은 무선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귀에 꼭 맞게 들어가 물리적으로 주변 소음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처음 제품을 착용했을 때는 답답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여분으로 들어있는 작은 사이즈의 이어버드로 갈아끼고 나니 불편함이 덜어졌다. 폴리우레탄 폼 소재가 메모리폼처럼 사용할수록 내 귀와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소니는 사용자의 귀에 가장 잘 맞는 이어버드 팁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도 담았다.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을 설치해 '최적의 이어버드 결정'을 실행하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3종(S·M·L)의 이어버드 팁 중 잘 맞는 사이즈를 찾아준다. 다른 사이즈의 이어버드를 착용하고 귀에 맞는 크기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측정해보니 M 사이즈보다는 S 사이즈가 맞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무선이어폰 시장서 이름 올릴까

현재 무선 이어폰 시장은 '폭풍전야'다. 2019년 에어팟 프로 이후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애플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 후발 주자들의 점유율 탈환 도전이 이어지는 중이다.

하반기는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돼 있다. 애플이 하반기 '에어팟3'를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쏟아지고 있고, 삼성전자도 오는 8월 개최할 것으로 예상되는 언팩 행사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과 함께 갤럭시 버즈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도 'UV나노 케어' 기능을 앞세워 이달 중 신제품을 출시하고 무선이어폰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에어팟 독주? 고삐 죄는 귓속 추격자들(6월14일)

소니가 무선 이어폰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약 2년 만이다. 오랜만에 신제품을 선보인 만큼, 기술력에 있어서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느낌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수많은 경쟁작들이 곧 쏟아져 나온다.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분위기는 좋다. 24일 국내 시장 출시 후 풀린 초기 물량은 약 1시간 만에 모두 동이 났다고 한다. 소니코리아 측은 "초기 국내에 입고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며 "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물량을 추가 확보해 제품 수급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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