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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독주? 고삐 죄는 귓속 추격자들

  • 2021.06.14(월) 09:10

1Q 무선이어폰 시장 애플 우위 여전
삼성-샤오미 치열한 2·3위 경쟁
소니·LG·샤오미 등 신제품 출시 봇물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프로(왼쪽), 애플 에어팟 프로(오른쪽). /사진=백유진 기자 byj@

애플의 독보적인 우위가 계속됐던 무선이어폰 시장이 올해 격변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시장 선두인 애플이 약 2년 만에 무선이어폰 신제품을 공개할 가능성이 유력한 데다, 2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샤오미와 삼성전자도 신제품 효과를 노리고 있다. 전통 강자인 소니는 이달 증 신제품을 정식 출시하고,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도 하반기에는 무선이어폰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여전한 선두, 치열한 후발주자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한 6400만대를 기록했다. 이중 애플은 시장 점유율 26%로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8%)는 전 분기 대비 점유율을 확대했지만 2위인 샤오미(9%)를 근소한 차이로 넘어서지 못했다.

이동근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1분기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 출시와 함께 갤럭시 버즈 프로 모델의 프로모션과 기존 제품의 가격 할인 전략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몇 해 동안 무선이어폰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현재 애플의 무선 이어폰 최신 제품은 2019년 10월에 공개된 '에어팟 프로'다. 신제품이 공개된 지 1년 8개월이 지난 셈이다.

상위 3개 업체 분기별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에어팟 프로가 출시됐던 2019년 4분기 애플은 44% 성장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 점유율의 41%를 차지했다. 같은 해 3월 에어팟 2세대를 출시해 상반기부터 점유율을 끌어올린 결과, 2019년 한 해 애플의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100달러 이상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했다.

빌 페테리 유코나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부국장은 지난해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에 대해 "애플은 지난 2019년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50%를 차지했고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각 10% 미만을 차지했다"며 "가까운 미래에 무선이어폰의 매출, 판매량 측면에서 단일 공급 업체가 애플을 대체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본 바 있다.

하지만 신제품 판매 효과가 줄어들면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37%에서 4분기 27%로 10%포인트 떨어졌다.

결국은 '고가' 경쟁

무선이어폰 시장은 애플, 삼성 등 100달러 이상의 고가 제품 시장과 100달러 이하의 중저가 제품 시장으로 구분된다. 2019년부터 고가의 무선 이어폰이 인기를 끌자, 샤오미 등 수많은 기업들이 중저가 제품을 내걸고 시장 점유율 확보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2019년 1분기 전체의 82%였던 100달러 이상 시장은 지난해 1분기 58%까지 줄었다.

지난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소비 심리가 침체되면서 100달러 이상 제품보다 중저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감이 가장 높았던 작년 3분기 100달러 이상 시장은 전체의 44%까지 쪼그라들었다.

금액별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은 작년 하반기 이미 완화되기 시작했다. 100달러 이상 시장은 4분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올해 1분기는 전체의 46% 수준을 되찾았다. 이중 애플은 57%의 점유율을 차지해 고가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고, 삼성이 17%로 뒤를 이었다.

특히 백신 접종이 활성화되면 소비 회복에 보다 속도가 붙어 시장의 수요가 중고가 제품으로 다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즈 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백신 접종이 하반기 소비자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기업들은 소비자 수요 동향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 가성비를 내세워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는 샤오미는 지난해부터 시장 점유율이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는 10%대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점유율 한 자릿수로 떨어져 3위 삼성전자에게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본격 경쟁은 올해 하반기

100달러 이상의 고가 제품의 경쟁은 올해 하반기부터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을 비롯해 삼성전자, 소니, LG전자 등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가장 기대를 모은 것은 애플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애플의 WWDC21(세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에어팟3 등 다양한 신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애플은 어떤 제품도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애플 생태계 속 '내 정보' 꼭꼭 숨는다(6월9일)

기대감은 3분기로 옮겨갔다. 최근 블룸버그는 에어팟3가 현재 개발 중이고, 올해 말 이전에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일반적으로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9월경에 아이폰13 제품군과 함께 출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에어팟3는 에어팟 프로 디자인과 유사하지만, ‘줄기’로 불리는 몸체는 짧아지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제외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무선이어폰 신제품인 '갤럭시 버즈 프로'를 선보였던 삼성전자도 한층 개선된 제품으로 경쟁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8월로 예상되는 '갤럭시Z폴드3' 공개 행사에서 갤럭시 버즈2를 새롭게 공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도 무선이어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타사의 커널형 무선 이어폰에서 '귓병'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살균 기능을 적용한 자사의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고 봐서다. 최근 귓속을 꽉 채우는 '커널형 이어폰' 사용자 중 귀 염증이나 가려움증 등 외이도염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서비스센터에서 검토를 통해 환불 및 치료비 지원을 해주고 있다.

LG전자 톤프리 UV 살균 기능. /사진=백유진 기자 byj@

LG전자 무선이어폰 '톤프리'는 유해 세균을 살균해주는 'UV나노 케어' 기능을 탑재했다. 올해 공개되는 신제품 역시 이같은 점을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톤프리 신작은 이르면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시장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전통강자인 소니도 2년 만에 새로운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WF-1000XM4'를 내놓으며 신작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달 중 순차적으로 글로벌 출시를 진행한다. 전작 대비 이어폰과 케이스의 크기를 줄여 휴대성을 향상시키고, 노이즈 캔슬링 등 기능 면에서는 더욱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 시장에 '레드미 에어닷3 프로'를 출시했고 이달부터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될 전망이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된 제품이지만 가격은 299위안(약 5만2000원)으로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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