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KT가 차세대 먹거리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총 2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에 참여한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이른바 '창업기획자(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면서 헬스케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투자 수익도 기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헬스케어 사업과 헬스케어 스타트업 육성을 '투트랙'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21일 KT는 총 200억원 규모의 '스마트 대한민국 KT 넥스트 투자조합'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 대상인 9개 스타트업을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KT와 중소기업벤처부가 각각 60억원을 출자한다. 다른 참여 기업들도 80억원을 내기로 했다.
AI(인공지능) 기반 정밀 진단 시스템 개발사를 비롯해 데이터 활용 비대면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등 9개 스타트업이 투자 대상이다.
이 가운데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 분야 기업으로는 돌연변이 선택적 증폭 기술을 이용한 다중암 진단키트 개발사 '제노픽스'가 선정됐다.
인공지능 기반 진단 보조 솔루션 분야에는 유전성 다낭신 진단 보조 AI 소프트웨어 '시너지에이아이'란 회사를 비롯해 AI기반 수술 동영상 아카이빙 시스템 '엠티이지'와 실시간 암 조직 검출 의료영상기기 '프로이드'가 뽑혔다.
코로나19 이후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치료제 분야에는 △반려동물 온라인 수의사 상담 플랫폼 '닥터테일' △개인맞춤형 혈당 관리 애플리케이션, 건기식 쇼핑몰, PB 혈당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닥터다이어리' △비대면 성매개 질환 진단 플랫폼 '쓰리제이' △원격진료 플랫폼 및 약물순응도 개선 디지털 치료제 '올라운드닥터스' △보행 재활 로봇 기반 재활 서비스 '휴카시스템'이 선발됐다.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 돈 더 태운다
KT는 이들 기업 중 투자를 희망하는 곳에 펀드의 약 60%(12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쓸 예정이다. 펀드 운용은 쿼드벤처스가 맡는다. 내년 2월까지 투자 집행 등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최종 성과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이해성 KT 미래가치추진실 상무는 "통상 기업가치의 5~10% 투자하기 때문에 엑셀러레이터 펀드 200억원이면 굉장히 큰 금액"이라며 "KT와 사업적으로 잘 맞고 사업 매력도가 높은 기업에 많은 금액을 투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조성한 펀드 외에도 엑셀러레이팅 투자금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이 상무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한 헬스케어 산업 특징을 고려해 '조기투자-육성-협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추가로 엑셀러레이팅 펀드도 더 조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KT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과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부터 핵심 신사업 중 하나로 디지털·바이오헬스 분야를 낙점하고 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현재 '헬스 마이 데이터' 사업과 '디지털 헬스 패스'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과 동시에 자체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도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 상무는 "엑셀러레이팅과 내부 바이오헬스 사업 투트랙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바이오헬스 영역에서 차별성을 가져가기 위해 내부 전략에 따라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지분 투자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