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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도 빠른 대표 인사…알맹이는 네이버와 '정반대'

  • 2021.11.25(목) 16:17

조수용 대표 가고, 류영준 페이 대표 오고
여민수 대표 재선임…쇄신보다 안정 택해

'골목상권 논란'으로 하반기 홍역을 치른 카카오가 예정보다 빠르게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했다. 조수용 공동대표가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자회사 카카오페이의 수장인 류영준 대표가 대신해 카카오를 이끌게 됐다. 

인사 시기는 '양대 빅테크'인 네이버와 비슷하지만 내용은 다르다. 네이버가 81년생 중간관리자를 대표 자리에 앉힌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과 달리, 카카오는 기존 공동대표인 여민수 대표를 재선임하는 '안정'을 택했다.

(좌)류영준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 (우)여민수 카카오 현 공동대표 /사진=카카오 제공

'익숙한 길' 걷기로 한 카카오

카카오는 25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여민수 공동대표를 재선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정식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번 카카오의 대표 인사는 예정보다 이른 감이 있다. 앞서 카카오는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선임 시 1월 말에 이같은 인사 내용을 발표했다. 또다른 국내 빅테크인 네이버가 대표 및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모두 교체하자 카카오도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선임 성격은 예상과 다르다. 앞서 업계에서는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란 추측이 강했다. 직원의 자살 소동 등 여러차례 내부 조직 문제도 불거진 만큼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파격적인 결단을 내릴 것이란 예상이었다.

카카오는 이른바 쇄신보다는 안정을 택한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조수용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 이후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힘에 따라 새로운 리더십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카카오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여민수 대표가 올해 카카오 공동체가 약속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판단해 재연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네이버와는 정반대 행보다. 앞서 지난 17일 네이버는 만 40세의 최수연 책임리더를 대표이사 내정자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차기 대표로 언급된 이들은 사내독립기업(CIC) 대표 등 모두 C레벨급 임원이었으나, 그 아래 단계인 중간급 관리자를 차기 리더십으로 파격 발탁한 셈이다. 직급과 나이를 떠나서 최 내정자가 네이버 근속연수 2년 남짓한 법조인 출신이란 점도 이목을 끌었다.

'넥스트 10년' 꾸릴 두 사람

카카오는 여민수 대표가 지난 3년여간 카카오의 고성장을 이끌었단 점을 강조했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임기를 시작한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카카오 매출은 2조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여민수 대표는 선임 이후 카카오톡에 삽입된 광고판인 '비즈보드'를 도입해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최근 네이버를 앞지른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데도 비즈보드의 역할이 컸다. 또한 카카오톡 모바일에서 간편하고 안전하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서비스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류영준 내정자의 이력도 눈에 띈다. 2011년 카카오에 개발자로 입사한 류 대표는 과거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2017년 1월 카카오페이 대표로 이적을 옮긴 이후엔 성공적으로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를 이끌었다. 또한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으로 활동하며 테크핀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해왔다.

류영준 내정자는 "카카오의 '넥스트 10년'을 그리고 있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도 있다"며 "카카오의 핵심 DNA를 바탕으로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민수 대표는 "올 한해 카카오가 사회와 했던 약속들을 책임감 있게 잘 수행하라는 의미로 알겠다"며 "카카오가 혁신기업으로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여정에 최선을 다해 제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카카오는 대표 인사 외 임원 인사도 차차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류영준 대표가 카카오로 옮기는 대신 카카오페이의 새 수장은 신원근 현 전략 총괄 부사장(CSO)이 맡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타 임원 인사는 이번 이사회에서 결정된 게 없다"며 "내년 3월까진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수용 공동대표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임기까지 대표직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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