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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늘린 네이버·카카오…관료화 우려도

  • 2022.03.10(목) 17:32

네이버 미등기임원 수 2년새 37명 증가
카카오, 지난해말 미등기임원 10명 발령

네이버와 카카오의 조직관리 체계 변화가 숫자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9년 임원 직급을 부활시킨 네이버는 2년 새 미등기임원 수를 크게 늘렸고,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정식 임원 직급을 도입했다.

회사 규모가 커지고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이를 관리할 임원급의 역할이 필요해진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빅테크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조직이 관료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 미등기임원 수 2년 새 37명 늘어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의 미등기임원 수는 2019년 말 82명에서 작년 말 119명으로 37명 증가했다. 2021년 한해만 해도 전년(98명) 대비 21명이 늘었다. 특히 리더와 대표급(C레벨) 사이 중간 관리자인 책임리더 수는 2019년 말 71명에서 지난해 말 106명으로 1.5배 이상 늘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임원 직급을 폐지했다가 2년 만인 2019년 부활시킨 바 있다. 이때 만들어진 직급이 책임리더다. 책임리더는 미등기임원직에 해당하는 직책으로 매년 계약을 갱신하며 보유 주식 현황도 공시해야 한다.

책임리더 중에서는 기술직군 책임리더 수가 크게 늘어났다. 다른 직군 책임리더 수가 비교적 일정한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기술직군 책임리더는 2019년 말 33명에서 2020년 말 39명, 지난해 말에는 52명까지 늘어났다.

네이버가 기술 중심의 신사업을 강화하면서 기술직군의 책임리더 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서치(검색), 비즈(광고), 아폴로(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그룹&(커뮤니티), 튠(오디오), 글레이스(지도·플레이스), 포레스트(쇼핑), 클로바(인공지능) 등 8개 사내독립기업(CIC)를 두고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커지고 사업 분야가 확장되면서 임원 수도 늘어나게 된 것"이라며 "신사업이 기술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해당 분야 채용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임원 직급 첫 도입한 카카오…부회장 직책도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임원 직급을 도입하며 미등기임원 10명을 발령냈다. 카카오는 그동안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며 상법상 필수 임원(등기이사·사외이사) 7명을 제외하고 미등기임원과 직원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책임과 권한을 지닌 임원 직급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최근에는 공동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구성하며 부회장 직위도 도입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지난달 24일 취임 전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리스크 관리는 연륜이 있는 김성수 부회장과 홍은택 부회장이 맡는 쪽으로 CAC 센터 구성을 완료했다"며 "사업적인 영역은 김성수 부회장이, 사회공헌은 홍은택 부회장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AC는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공동체 전략 방향의 얼라인먼트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고민하는 조직이다. 카카오의 사회적 역할과 임직원의 윤리 의식 강화, 리스크 방지를 위해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임원제도 확대 움직임이 빅테크 기업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명대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는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의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인 것 같다"면서도 "바람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IT 기업의 장점은 소통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수평적인 문화인데 기존 대기업처럼 관료화된 조직문화를 따라가고 있다"며 "아이디어나 혁신을 통해 발전해나가야 하는 기업이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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