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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조' 네이버 이끌 81년생 수장 "기업문화 회복 최우선"

  • 2022.03.14(월) 17:41

주총서 최수연 대표 선임안 통과
내부 불만 여전…소통으로 돌파
제페토·라인 이상의 브랜드 육성

시가총액 54조원의 국내 최고 인터넷 기업 네이버를 이끌 새 수장이 공식 선임됐다. 41세의 젊은 나이로 출발부터 주목을 받은 최수연 신임 대표는 네이버의 '조직 내부 안정'과 '글로벌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14일 네이버는 성남시 분당 네이버 사옥에서 제23기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책임리더를 새 대표이사(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네이버 대표 임기는 3년으로 최 신임 대표는 오는 2025년 3월까지 네이버를 이끌게 된다. 

최수연 네이버 신임 대표이사 /그래픽=비즈니스워치

MZ세대 수장의 '통합'

지난해 말 내정된 최 대표가 가장 주목을 받은 점은 '나이'였다. 최수연 대표는 1981년생으로 'MZ세대'(1980~2000년 출생)에 속한다. 국내 최대 빅테크 기업을 총괄할 새 수장이 4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란 점은 '파격 인사'로 읽혔다. 

네이버 근속년수가 5년 남짓에 불과하단 점도 독특했다. 최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네이버(당시 NHN)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약 3년 만에 퇴사 후 법조인의 길로 방향을 돌렸다. 그러다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로 이해진 창업주를 보좌했다.

네이버 3대 대표로 임기를 시작한 그는 최우선 과제로 '문화 회복'을 꼽았다. 최 대표는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네이버의 사업과 구성원들에 대한 주주들의 엄청난 신뢰이자 훨씬 큰 도전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도약을 위해 무엇보다 신뢰와 자율성에 기반한 네이버만의 기업문화를 회복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보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최 대표가 기업 내부 문제를 당면 과제로 지적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과 기본적인 근무 시간·형태의 규제 위반, 구성원의 성과급 등 보상책 불만 등 각종 사건·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갑작스러운 대표이사 교체도 외부보다 이 같은 내부 문제에 기인했다. 이해진 창업주는 직원 자살 사건 이후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 회사를 이끄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며 경영진 쇄신을 예고했다. 이후 40대 '젊은 피'로 리더십을 전격 교체하기에 이른 것.

아직까지 네이버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네이버 노조는 주총 결과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최수연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된 채선주 부사장(전 CCO·최고소통책임자)을 저격했다. 한성숙 전 대표와 함께 C레벨 임원 전원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태이나, 채 부사장은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해할 수 없단 반응이다.  

최 신임 대표는 지속적인 소통으로 난제를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지난 몇달 간 구성원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들을 가졌었는데 모든 분들이 제게 '더 자랑스러운 네이버를 만들어 보자'는 주문을 했다"며 "당분간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네이버의 새로운 출발에 따뜻한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주주총회장에서 퇴장하고 있는 네이버 최수연 신임 대표와 한성숙 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구글 넘보는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주총에서 '글로벌'이란 단어를 수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경영쇄신 이후 새롭게 출발하는 네이버를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터넷 기업'으로 이끌겠단 목표다. 라인, 웹툰, 제페토 이상의 해외 시장에서 주목 받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면서 이를 이뤄나간단 전략이다.  

글로벌은 최 대표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다. 네이버 이사회 측은 지난해 최수연 대표 내정 배경으로 '글로벌 사업 감각'을 꼽은 바 있다. 지난 2년간 네이버의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이해진 창업주와 손발을 맞추며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 부서를 재편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는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사업 영역들의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사업 간 융합을 실험하며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만들어 제대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네이버는 사내이사 선임의 건 외에도 △전(前)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팀장·현(現)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인 정도진씨를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 △전 서울지방법원남부지원 판사·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노혁준씨를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신규 선임 △이사 보수한도(7인·150억원) 승인 등 주주총회에 상정된 주요 안건을 통과시켰다.

작년 말 기준 네이버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총 9조2027억원이다. 네이버는 이 중 748억원을 배당금으로 처분하기로 했다. 주당 배당금은 501원으로 전년 대비 100원, 배당총액은 155억원 증가했다. 이날 네이버는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를 포함해 2021년 재무제표(매출 6조8176억원·영업이익 1조3255억원)를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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