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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나비효과'…카카오 '미전실' 같은 컨트롤타워 가동

  • 2022.01.14(금) 15:10

성장 공식 스톡옵션에 '셀프 족쇄'
모빌리티·엔터 상장도 전면 재검토
'블록딜 여파' 주가 9만원대 '털썩'

카카오가 삼성전자의 옛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을 출범키로 했다. 170여개에 달하는 카카오 계열사의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각 계열사 임직원의 윤리 의식 강화와 리스크 방지를 위해서다.

카카오 사업의 무한 팽창 및 급격한 외형 성장으로 인해 '골목상권 침해', '경영인 모럴헤저드' 등 논란이 끊이지 않다보니 내부 결속·단속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무엇보다 카카오 차기 대표이사 내정자의 지분 매각을 둘러싸고 증시 반응 및 카카오 노조의 반발이 심상치 않자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는 2년간 주식 팔지 마시오"

14일 카카오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계열사를 관장할 컨트롤타워를 가동했다. 기존에도 이러한 역할을 담당했던 '공동체컨센서스'가 있었으나 이번에 명칭을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CAC)로 바꾸고 권한을 강화했다. 책임자로 여민수 대표를 앉혔다.

컨트롤타워는 출범 이후 곧바로 '임원의 주식 매도 제한'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카카오 본체 및 계열사 임원이라면 약 1년(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동안 자사주를 내다 팔 수 없다. 전문경영인(CEO)의 매도 금지 기간은 이보다 긴 2년으로 더욱 엄격히 제한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페이의 임원은 올 11월까지 자사주를 매각할 수 없다. 대표이사는 내년 말이나 되어야 매도가 가능하다.

아울러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 행위가 금지된다. 앞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다른 임원 7명과 함께 나란히 보유 주식 일부를 같은 날짜에 처분해 회사 안팎으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계열사 상장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이 내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카카오가 강력한 내부 단속에 나선 것은 회사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아서다. 특히 계열사 임원들의 주식 매매까지 간여한 배경은 이들에게 쥐어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워낙 많아서다.

카카오 같은 정보기술(IT) 기반 기업은 성과 독려 차원에서 임직원에게 고액의 연봉 뿐만 아니라 스톡옵션을 지급한다. 스톡옵션은 기업의 상장 이후 주가 추이에 따라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금전적 보상이다. 잘만하면 '잭팟'을 터트릴 수 있어 IT 업계의 종사자라면 스톡옵션을 선호한다. 카카오도 상당수 계열사 임원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카카오페이 사례처럼 회사 임원들이 한꺼번에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 자칫 시장에 '지금이 고점'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류 대표를 비롯해 주식 매각에 나선 임원들이 마침 본체인 카카오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증시에선 '먹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민심도 주가도 '매섭다 매서워'

카카오가 이례적인 내부 단속에 나선 것은 기존의 자율적인 조직 문화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17년부터 공동체컨센서스란 조직을 만들어 본체 및 계열사를 조율해 왔으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차기 대표이사 내정자가 내정 한달 반만에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지난 10일 류 대표이사 내정자는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대표로 내정된지 불과 47일 만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3월 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을 거쳐 자연히 올라서게 될 자리였다. 

류 내정자를 둘러싼 '먹튀 논란'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카카오페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지 약 한달 만인 지난해 12월1일 스톡옵션 23만주를 행사했다. 열흘 뒤에는 시간외 매매로 보유 주식 전량을 팔아 약 458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류 내정자가 스톡옵션 전량을 행사하지 않았으나 '먹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일들이 많았다. 그가 스톡옵션을 행사한 타이밍이 바로 대표 내정 발표 이후라는 점, 류 대표와 더불어 다른 임원들이 같은 날짜에 자사주를 처분한 점 등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류 내정자는 주식 매각에 앞서 회사에 '세금 문제로 스톡옵션을 일부 행사할테니 양해해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류 대표를 비롯해 주식을 처분한 임원들 대부분이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 아니며, 매각도 증시에 충격을 덜기 위해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을 택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자기이익과 기업·주주이익을 동행시키고자 하는 게 스톡옵션의 취지인데, 자기이익만을 우선한다면 기업·주주이익과의 정렬이 안 된다"라며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가) 위법한 행동은 아니지만, 주주들은 '기업의 업사이드가 이것뿐인가?'라는 사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에선 카카오페이와 카카오 주가가 속수무책으로 빠지고 았다. 카카오페이 주요 임원들의 집단적인 자사주 처분이 '회사 성장은 여기까지'라는 신호로 읽히면서 주가가 기를 못 펴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작년 11월말 장중 한때 24만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14만원대로 거의 반토막 났다.

카카오 주가도 더불어 바닥을 치고 있다. 이날(14일) 기준 카카오 주가는 10만원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작년 9월 이후 정부가 각종 플랫폼 규제를 시행하고 정치권이 토론회·입법 등으로 카카오에 압박을 가할 때도 12만원대를 유지했으나 최근엔 맥을 못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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