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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카카오, '최대 영업익 행진' 발목 잡힐라

  • 2022.01.14(금) 07:45

5개 증권사 추정 영업이익 감소
인건비·해외 투자 등 비용 '발목'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차기 대표이사 사퇴 등 연초부터 내홍을 겪고 있는 카카오가 공교롭게도 'n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 기록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작년 4분기 실적부터 말이다.

영업이익 성장세가 꺾이게 된 배경에는 일회성 인건비 부담 확대가 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에 투자했던 펀드 청산, 그리고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일괄 스톡옵션 행사로 작년 4분기 비용이 급작스럽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쾌속 성장하던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쪼그라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정치권에서 각종 규제를 통해 '카카오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해외 투자 비용이 두드러지게 증가하면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가 내수에 치우친 사업 구조를 수정하란 정치권의 지적에 따라 해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주가 내리고 실적도 내리고

14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작년 4분기(10~12월) 추정 영업이익은 1473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1.6% 감소, 직전 3분기(7~9월) 대비로는 12.4%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 5곳이 제시한 평균 추정치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은 카카오의 4분기 매출액은 상승세를 이어가겠으나, 영업이익은 이 같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카카오는 매분기 이어지고 있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 행진 기록이 깨지게 된다. 카카오는 작년 3분기까지 매출 18분기, 영업이익 11분기 연속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발목을 잡는 건 인건비다. 통상 기업의 인센티브 및 상여금이 반영되는 때는 연말보다 연초다. 다만 카카오는 투자 계열사인 카카오벤처스의 인건비가 작년 4분기 들어 도드라지게 늘어날 전망이다. 카카오벤처스가 두나무에 투자한 벤처펀드를 청산했는데 벤처스에 소속된 펀드 운용역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한다.

자회사 카카오페이의 주식보상비용도 부담이다. 한때 카카오 차기 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대표를 포함해 카카오페이 경영진 8인은 지난해 12월 44만주에 달하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했다. 임직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재무제표상에는 비용으로 처리된다. 

다행스러운 건 카카오가 스톡옵션 형태를 '차액(현금)결제형'에서 '(현금·자사주·신주 교부)선택형'으로 변경했단 점이다. 현금과 자사주, 신주 교부 가운데 하나를 골라 지급할 수 있다.

당초 카카오는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카카오페이에 차액결제형 주식선택권을 부여했다. 이는 '행사시점주가-1주당 행사가격' 만큼의 차액을 회사가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차액 결제형에서 자사주를 주기로 방식을 바꿨다. 스톡옵션 대량 행사시 과도한 현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이로 인해 류 대표를 포함해 이번에 스톡옵션을 행사한 8인은 현금 대신 자사주를 받았다. 

정치권 눈치에 투자도 확대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배경에는 '골목상권 논란'도 있다. 카카오는 작년 9월부터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단순히 비난에서 그친 정도가 아니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카카오T 계열사 사업 전반에 제동을 걸었다.  

정부 규제가 카카오 재무 실적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해 당초 증권가에선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카카오페이가 보험상품비교 서비스를, 카카오모빌리티가 간식·꽃 배달 등 일부 사업을 접긴 했으나, 매출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사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본체의 연결 실적에 기여하는 영향이 적기도 하다. 

하지만 정치권의 지적이 카카오의 각종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란 설명이다. 내수 비중을 줄이고 해외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각종 투자가 필요하다. 당장 4분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 플랫폼 '픽코마'의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분기 컨콜에서도 카카오는 픽코마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글로벌 라이브쇼핑을 위해 개방형 플랫폼 '그립'을 인수하고,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휴먼스케이프의 지분을 인수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이 국정감사에 선언한 '해외사업 강화'가 각종 투자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기업이 신사업을 강화하는 건 장기적으로 플러스(+) 요인이지만, 단기적으론 수익성에 부담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국내 규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해외 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규제 이슈가 전환되기 전까지 대폭적인 이익 성장 가능성은 낮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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