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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택시 평정한 카카오, 다음은 렌터카

  • 2021.12.21(화) 10:57

렌터카 서비스 개시…상장 전 사업 확장 속도
독과점 우려에 중소업체와 상생협의체 구성

택시 호출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휩쓴 카카오가 렌터카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롯데렌터카나 SK렌터카 등 일반 업체처럼 대여 차량을 직접 확보해 서비스하는 직영 방식이 아니고요. 외부 업체들을 플랫폼에 입점시켜 중개하는 형태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 안내 이미지/그래픽=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입니다. 또 다른 모빌리티 업체 쏘카만 해도 렌터카와 비슷한 형태의 차량 공유, 이른바 카셰어링을 지난 1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서비스하면서 사업을 꾸준히 키우고 있고요.

카카오와 '운송' 라이벌 관계인 티맵모빌리티는 내년 1분기에 렌터카 시장에 뛰어들 예정입니다. 테크 기업들이 '다양한 탈 것으로 끊김없이 이동할 수 있는 최적의 교통 수단'을 미래 먹거리로 삼아 렌터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카풀(승차공유)'이 보편화하지 않은 만큼 차량공유 혹은 렌터카 등의 서비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카카오가 택시를 넘어 렌터카 시장에 뛰어든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택시 성공 경험, 렌터카 사업도 비슷한 출발

국내 렌터카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는 지난해 105만대로 매년 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렌터카 업계는 SK렌터카, 롯데렌터카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장기와 중소업체 중심의 단기 시장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현재 1년 미만의 단기 렌터카 사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는데요. 이에 따라 대기업이 직접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카카오와 같은 정보통신(IT) 기반 플랫폼에 적용되는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기존 중소 렌터카 사업자의 차량을 활용하거나 적합업종 신청단체와 상생 협력한다면 참여할 수 있는 것인데요.

카카오는 이 점을 똑똑하게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직접 진출이 아닌 기존 업체들과의 협업 방식으로 사업에 뛰어든 것이죠. 이를 위해 렌터카 유관 단체와 손을 잡고 차근차근 스텝을 밟고 있습니다. 마치 카카오가 2015년 야심차게 시작한 지금의 택시 사업의 초창기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당시 카카오는 새로운 개념의 택시 호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라 택시 업체나 운전 기사가 낯설어할 수 있고, 또 이로 인해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업계 껴안기'에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신사업을 위해 신중하게 접근했던 것인데요.

렌터카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카카오는 중개 서비스 시작에 앞서 지난 6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단체 회원사는 456개, 등록된 차량 대수는 10만대에 달할 정도로 큽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카카오는 연합회와 상생협의체를 운영키로 했습니다. 렌터카 업계의 건의 사항을 바로바로 해소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마련한 셈입니다.

기존 렌터카 사업자, 특히 중소 업체들이 카카오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합니다. 이들 업체는 자체 앱을 구축하는 등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다른 플랫폼에서도 협력을 제안했지만 회원 수나 인지도 측면에서 앞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업하기로 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만 제공하고 중소 사업자의 차를 공급할 수 있어 사업 활성화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유정훈 교수는 "그동안 기존 렌터카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안타깝게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진 못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의 렌터카 사업 진출로 시장 전체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6일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오른쪽)과 강동훈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장이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위한 '렌터카 플랫폼 중개 서비스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사진=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제공

'플랫폼 강자' 카카오, 연계성·친근함 '강점'

카카오 렌터카는 다양한 외부 업체들이 참여하는 만큼 이용자 요구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모빌리티 통합 앱인 '카카오T'를 통해 제공한다는 점에서 친근한 이용자환경(UI)도 빼놓을 수 없는 무기죠.

카카오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통일된 대여 정책을 제공합니다. 대여조건을 일일이 비교할 필요없이 어느 지역에서든 손쉽게 원하는 차종을 대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원하는 위치에서 대여·반납할 수 있는 '딜리버리' 서비스도 선보였습니다. 이미 카카오T에서 기차와 항공 등 다른 이동수단과의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서비스 영향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렌터카 사업은 카카오가 그리고 있는 이른바 'MaaS(서비스형이동수단)'를 선명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는 올 들어 기차, 항공, 퀵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최근엔 GS파크24를 인수하면서 주차장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고요. '끊김없는 최적의 교통수단' 완성을 위한 카카오의 퍼즐 맞추기가 렌터카를 계기로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분야 전문가인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은 "카카오모빌리티는 '할 수 있는 사업은 다하자'는 관점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퍼즐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며 "독과점 논란을 피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상장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렌터카 서비스 이용 화면/이미지=카카오모빌리티 제공

다만 전방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카카오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지만 영향력이 커지면서 독과점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카카오는 수익화 과정에서 택시업계와 여러차례 마찰을 빚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택시 사업자들 사이에선 시장에 진출할 때 내세웠던 상생이 이뤄졌다기보다는 오히려 택시 산업 전체가 카카오에 종속됐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생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유정훈 교수는 "카카오에 맞설 수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이 나서서 경쟁이 일어나야 전통적인 렌터카 업체들도 선택지가 생길 것"이라며 "말로만 상생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지분을 공유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진정한 상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차두원 소장은 "상생이란 상호 발전한다는 개념으로 함께 미래를 위한 그림을 그려가면서 정부와도 발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동안 모빌리티에 대한 시장 논의가 멈춰 있었는데 정부와 이해관계자, 전문가들이 모여 한번쯤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그림을 그려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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