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오너가 3세'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보유 중인 SK(주) 주식을 쉼없이 처분하고 있다. 작년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각, 기존 52만여주의 보유 주식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대신 최 총괄은 이 기간 동안 SK네트웍스의 지분을 꾸준히 매집하면서 주요 주주로 부상했다. 올해 주총에선 이 회사의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등 경영 보폭도 확대되고 있다. 최 총괄이 SK네트웍스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경영 승계를 위한 확실한 발판을 마련할 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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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 주식 팔아 SK네트웍스 집중 매입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 총괄은 지난달부터 전날(30일)까지 약 두달간 9차례에 걸쳐 SK(주) 주식 42만주에서 18만주를 팔아 현재 24만주를 들고 있다. 작년초 최 총괄의 SK(주) 보유 주식이 52만주(0.74%)인 것을 감안하면 지분이 약 1년 동안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최 총괄은 최신원 전(前) 회장의 장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다. 최 전 회장은 최 회장의 사촌형으로, 최 총괄은 최 회장과 5촌 조카와 당숙 지간이다.
그는 당숙인 최 회장으로부터 2018년 SK(주) 주식 48만주를 증여 받은 이후 증여세 납부 등을 위해 지분 일부를 처분해왔다. 지분을 팔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듬해에는 크고작은 규모의 SK(주)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여 받은 물량 이상으로 지분을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매수보다 매도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 총괄은 이 기간 SK(주) 지분을 처분하는 대신 SK그룹의 종합무역 계열사인 SK네트웍스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를 감안하면 그의 SK네트웍스 지분 매입 재원은 SK(주) 주식 매각액으로부터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최 총괄은 지난 15일 기준 SK네트웍스 주식 469만주(지분율 1.89%)를 매집했다. 그의 SK네트웍스 보유 지분은 최대주주인 SK(주) 다음으로 많으며 개인으로 가장 많다. SK(주) 지분을 팔아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들이는 매매 형태를 봤을 때 추가 매입 가능성이 높다.
최 총괄, 이사회 새멤버 합류
최 총괄은 SK네트웍스 내에서의 경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29일 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최 총괄의 부친인 최 전 회장이 지난해 횡령·배임 혐의로 SK네트웍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이사회 멤버수가 줄었다. 최 총괄이 이사회에 새로 참여한데다 지분도 꾸준히 늘리고 있어 사실상 3세 경영을 위한 승계 작업이 본격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의 뿌리격인 선경을 모태로 한 종합무역 및 정보통신 회사다. 주력인 정보통신 사업을 통해 휴대폰 단말기 도매유통과 통신망 인프라 구축 뿐만 아니라 가전렌탈(SK매직), 차량렌탈(SK렌터카), 차량 경정비(스피드메이트), 호텔(워커힐)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선경은 최신원 전 회장의 부친 최종건 선대 회장이 창업했다. 최 전 회장이 지난해 10월 전격 사임하면서 업계 안팎에선 최 총괄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1981년생인 최 총괄은 중국 푸단대학교를 졸업하고 런던비즈니스스쿨 MBA를 거쳐 2009년 SK그룹 지주회사인 SK에 입사했다. 부친인 최 전 회장이 이끌고 있는 SK네트웍스에 전략기획실장으로 넘어온 것은 2019년이다. 그해 SK네트웍스의 주요 계열사인 SK매직 등기임원에 선임됐으며 이듬해에는 또 다른 계열사 SK렌터카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최 총괄은 지주회사에선 글로벌 투자 경험을 쌓았고 SK네트웍스로 옮긴 뒤에는 기획실장을 거쳐 사업총괄 업무를 맡아왔다.
SK네트웍스 이사회는 최 총괄의 사내이사 추천 이유에 대해 "SKC 전략기획팀, SK주식회사 사업지원담당 및 글로벌 사업개발실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고 현재 SK네트웍스 사업총괄로 재직하고 있다"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신성장 사업 추진 및 육성 등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