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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글로벌 누비는 '케이캡', 이제 시작이죠"

  • 2022.05.11(수) 06:50

박경선 HK이노엔 K-CAB전략팀 부장
동남아 속속 진출…중국 성과 가시화
"오는 2030년 연매출 2조 달성 목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최대 목표는 글로벌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이다.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는 게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당면과제라는 이야기다. 2020년 기준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는 1조1619억 달러(한화 약 1376조원)였다. 우리나라는 23조1722억원 수준으로,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로컬기업들이 포진한 해외 시장에 발을 내딛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국산 신약으로 허가 받은 의약품들을 보면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국산 의약품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 진출에 속속 성과를 내며 기대를 모으는 의약품이 있다. 

바로 국산 신약 30호로 허가 받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K-CAB, 성분명: 테고프라잔)'이다. 이미 국내에서 연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했고 중국 등 해외 진출에 성공하면서 조 단위의 연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박경선 HK이노엔 K-CAB사업추진본부 K-CAB전략팀 부장을 만나 해외 진출을 향해 날개를 펴고 있는 케이캡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케이캡, 3년간 처방액 2466억원 기록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계열 신약이다. HK이노엔이 한국콜마에 인수되기 전인 씨제이헬스케어 당시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의 K를 본 따 '케이캡(K-CAB)'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8년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주도하고 있었지만 약효발현이 더 빠르고 PPI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P-CAB으로 시장이 전환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경선 HK이노엔 K-CAB전략팀 부장. /사진=HK이노엔

HK이노엔은 국내 시장의 성공에 힘입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박 부장은 "케이캡은 출시 후 3년간 국내 누적 처방액만 2466억원을 기록했다"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케이캡의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케이캡의 글로벌 개발 및 기술수출을 위해 지난 2020년 1월 1일 케이캡사업추진본부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동남아시아의 경우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남미의 경우 멕시코를 포함해 17개국에 대해 완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이전 및 완제의약품 수출 계약을 체결한 국가는 5월 현재 기준으로 총 27개국에 달한다. 

박 부장은 "올해부터 글로벌 계약 국가에서의 허가 및 출시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최근 가장 먼저 출시한 중국에 이어 이달 중 몽골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고 올해 필리핀, 멕시코 등에서도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중국서 기술수출부터 출시까지…향후 주사제로 시장 확대

해외 진출 국가 중 가장 먼저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건 중국이다. HK이노엔은 2015년 중국 뤄신사와 먹는 경구제 케이캡에 대해 9500만 달러(한화 약 1213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달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불과 15일 만인 지난 6일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중국에서는 '큰 즐거움을 돕는다'는 의미를 담아 '타이신짠(泰欣赞)'으로 발매됐다. 

케이캡의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글로벌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1위 국가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21년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약 3조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기존에 1위였던 미국을 제쳤다. 중국 파트너사인 뤄신은 올해 케이캡 매출액 목표를 10억위안(한화 약 2000억원)으로 발표한 바 있다. 매출 실현을 위해 1000여명을 케이캡 영업인력으로 배치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시장 특성에 맞는 전략도 세웠다. 중국은 먹는 경구제보다 주사제 시장이 2배가량 크다. 이에 HK이노엔은 지난해 6월 뤄신사와 케이캡을 주사제로 만드는 기술수출 계약을 별도로 체결했다. 우선 경구제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주사제 개발 및 출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부장은 "중국의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은 계속 성장세에 있는데다 케이캡이 중국에서 혁신신약 제1류로 인정되면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에서 미란성 식도염으로 허가받은 적응증을 향후에는 십이지장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등으로 확대해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파급력 큰 북미 진출 계획…2030년 연매출 2조 목표

아울러 HK이노엔은 계약 규모 및 시장 파급력에 있어 미국과 캐나다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화기 전문회사인 브레인트리(브레인트리)에 총 5억4000만 달러(6400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단일 계약 중에는 가장 규모가 크다. 

미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대부분 H2수용체 차단제(H2RA)와 PPI가 차지하고 있는데 두 종류 모두 단점이 있다. H2RA는 약효가 약하며 PPI는 식전에 복용해야 하고 약물 작용 반응시간이 느리다. 또 미국은 PPI 불응 및 미반응 환자군이 특히 많아 차세대 약물인 P-CAB의 수요가 기대되는 시장이다. 현재 '케이캡'은 미국에서 임상1상을 마치고 후속 임상을 준비 중이다. 

박 부장은 "서유럽과 북미에서 위식도역류질환은 일반적인 질환이고 20%에 해당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한번 관련 징후를 경험한다"면서 "케이캡은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언제든 복용이 가능하고 빠르고 강한 약효를 나타내는 우수한 약물인 만큼 향후 미국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도 P-CAB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캡의 해외 진출은 이제 시작이다. 그는 "국내에서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로 확장하는 길을 열어놓은 만큼 올해 성과가 가시화되길 기대한다"면서 "오는 2028년까지 100개국과 계약을 맺고 2030년에는 케이캡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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