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보스턴에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돕기 위한 거점을 마련하면서 현지 네트워크·인프라 구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위해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미국 보스턴 켄달스퀘어의 캠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CIC)에서 '한국바이오혁신센터' 개소식을 지난 8일 개최했다.
CIC는 보스턴, 마이애미 등 9개 지역에 위치한 공유사무실로, 세계 각국의 75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실시간 정보공유와 파트너십, 기술이전, 합작투자법인(JV) 설립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 독일, 캐나다, 벨기에 등 각국 정부는 CIC에 자국기업 중심의 거점을 두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센터 개소를 통해 미국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더욱 긴밀한 민관협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CIC에 입주한 GC녹십자, 대웅제약, 스탠다임, 웰트, 유한USA, 팜캐드, 한미약품 등에 이어 국내 기업의 CIC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2월 'K-블록버스터 미국 진출 지원 사업’을 통해 센터 지원 기업 10개사를 선정한 바 있다. △한미약품 △일동제약 △유한USA △보로노이 △라이플렉스사이언스 △아리바이오 △웰트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제너로스 △휴온스USA 등이다. 진흥원은 이들 기업에 임대료와 현지 법인·지사 설립, 전문 컨설턴트 자문, 회의실·편의시설 인프라 등을 지원한다.
이날 센터 개소식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도 참석해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보건산업진흥원 미국지사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를 바란다"며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을 적극 전개해 온 우리 협회는 앞으로 보건산업진흥원 미국지사와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토대로 진출기업들의 성공적 안착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지난 2019년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보스턴에 국내 제약사들의 시장 진출을 독려해왔다. 지난 1월에는 주보스턴 총영사관 및 보건산업보건산업진흥원과 3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 기업들의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키로 했으며, 작년에도 대웅제약, 웰트, 팜캐드, 한미약품 등의 CIC 입주를 지원했다.
특히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의 일환으로 보건산업진흥원과 연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을 골자로 하는 한국바이오혁신센터 설립에 힘을 실었다. 협회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GOI) 가속화를 통해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31.6%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협회는 같은 날 오후 보스턴에 이미 자리를 잡았거나 향후 진출 계획이 있는 제약바이오기업 관계자들과 현지에서 활동중인 젊은 생명과학 분야 전문가 등 130여명을 초청해 '한·보스턴 제약인의 밤'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협회·정부부처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 글로벌 기업 관계자, 뉴욕대의대,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관계자 등 다양한 참석자들이 자유로운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또 한미약품, 대웅제약, 스탠다임, 삼일제약 등 12개사가 참여해 향후 비전 및 파이프라인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협회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등에 적극 협력할 계획을 밝혔다. 앞서 원 회장은 지난 10일 워싱턴에서 미국헬스케어유통연합(HDA) 페리 엘 프라이 최고경영책임자(COO) 등 집행부와 간담회를 갖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미국 의약품 유통 시장 진출 전략을 논의하기로 했다. HDA는 미국 의약품 유통업체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유통기업 35개사, 제조기업 125개사 등이 미국 전역 수만개의 약국, 병원, 장기요양시설, 진료소 등과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원 회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의사과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보스턴은 기초기술 및 임상 분야 협력 잠재력 등이 무한하다"며 "협회는 기업들의 보스턴 진출을 가속화하고 협력 및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