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과 OCI의 합작사 피앤오케미칼이 연간 5만톤의 과산화수소 공장 준공식을 열고 반도체 소재 사업을 본격화했다. 피앤오케미칼은 지난 2020년 7월 설립 이후 반도체 필수소재, 배터리 음극재용 소재 등 사업 분야를 점차 넓히는 모양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1979년부터 과산화수소를 생산해 온 OCI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배터리 소재에서 첨단화학소재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20일 포스코케미칼과 OCI의 첨단화학소재 합작사 피앤오케미칼은 전라남도 광양시 국가산업단지에서 과산화수소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피앤오케미칼은 광양시 국가산업단지 내 4만1530㎡(약 1만2600평) 부지에 1459억원을 투자해 연산 5만톤의 공장을 준공했다. 피앤오케미칼은 포스코케미칼이 51%, OCI가 49%의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사다.
과산화수소는 표백과 소독 등에 사용하는 소재다. 고순도의 전자급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웨이퍼와 디스플레이 기판의 세정·식각 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 공장에서는 전자급 제품과 일반적인 표백·소독 등에 쓰이는 공업용 제품을 생산한다. 현재 제품 양산에 돌입한 상태다.
피앤오케미칼이 생산하는 과산화수소는 국내 최초로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코크스오븐가스(Cokes Oven Gas)에서 추출한 원료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LNG(천연가스) 추출 방식에 비해 원료 재활용이 가능해 경제적이고 탄소배출량도 약 29%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광양제철소와 배관망을 연결해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코크스오븐가스를 공급받아 수소를 추출·정제하고, 수소 추출을 마친 코크스오븐가스는 다시 제철소에 공급해 열원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반도체용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제조사들의 대규모 생산라인 증설과 기술 발전에 따른 공정 단계 증가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수요는 작년 14만톤에서 오는 2025년에는 20만톤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의 증설 규모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다.
피앤오케미칼은 이번 공장 준공을 통해 이같은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사측은 "국내 반도체 고객사에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코크스오븐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원료로 활용해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높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과산화수소 사업 진출로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외에도 반도체 등 첨단화학소재 분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됐다. 배터리 소재에 머무르지 않고 종합화학 분야로 사업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이차전지 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뒤, 내화물 제조·시공 전문에서 배터리 소재로 사업 구조 전환을 시도해왔다. 올해 양극재 사업 매출이 생석회와 석탄화학 원료·제품을 생산하는 라임케미칼 사업 매출을 뛰어넘으며 배터리 소재사로 거듭난 바 있다.
피앤오케미칼의 매출은 과산화수소 공장 양산 돌입에 따라 올 3분기부터 포스코케미칼에 반영될 전망이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고부가가치 소재 분야로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OCI와 긴밀한 협력으로 반도체 산업의 필수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