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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제약사, 올 3분기 연구개발비 늘린 배경은

  • 2022.11.18(금) 06:50

1000억 이상 투자…'대웅·녹십자·유한·한미·종근당'
세계 곳곳 방역해제…신약 임상시험 재개 활발
"해외 임상 투자 확대…해외진출·기술수출 기회"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올해 주요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3년여 간 신약 개발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 해외 다수 국가들이 속속 방역해제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임상을 속속 재개하면서다.

18일 비즈니스워치가 주요 전통 제약사들의 3분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연구개발비가 1000억원 이상인 곳은 대웅제약, GC녹십자,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등 5개사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 중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곳은 대웅제약으로, 올 3분기까지 1445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중도 16.7%로 5개사 중 가장 높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국내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 34호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클루'의 적응증 확대와 해외 임상에 연구개발비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다. 

또 대웅제약은 중국에서 지난 8월부터 이나보글리플로진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DWP16001'의 임상3상에 돌입했다. 'DWP16001'는 국내에서 지난해 임상3상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밖에도 대웅제약은 폐섬유증, 통증, 자가면역 등 관련 신약 개발에 R&D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녹십자가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매출의 11.1%에 달하는 1443억원이었다. 녹십자는 지난 4월 미국에서 대상포진 백신 'CRV-101'의 임상2상에 착수하면서 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7.1% 늘며 R&D 비용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CRV-101'의 미국 임상은 녹십자의 미국 자회사 큐레보가 주도하고 있으며, 임상 완료 목표 시점은 오는 2028년 9월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까지 R&D에 1356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대부분은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국산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3상에 투입됐다. 렉라자는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상 시험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조건부허가를 받은 31호 국산 신약이다. 

렉라자는 최근 발표한 다국가 임상3상 결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 보다 질병 진행 혹은 사망의 위험이 55% 감소하는 등 1차 평가에서 무진행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허가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를 공동개발 중이며 지난해 11월 글로벌 임상 1상에 돌입하면서 올해 본격적으로 개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기술도입한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도 지난해 7월 국내에서 임상1상을 승인, 현재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면역항암 이중항체 'YH32367'와 'YH32364'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대표 제약기업인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까지 1222억원을 R&D에 투자하며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중은 13.3%에서 올해는 12.5%로 줄었지만 금액은 전년보다 100억원 가량 늘었다.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 대부분은 신약 개발에 투입됐다. 회사는 올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HM15211(LAPSTriple Agonist)'와 MSD에 기술수출한 NASH 치료제 'HM12525A(GLP/GCG dual agonist)'의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한미약품은 현재 20여개의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는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을 통해 제품명 '롤베돈'으로 출시됐다. 내년부터 매출 로열티가 본격 유입되면서 R&D 성과가 결실을 전망이다. 이밖에도 오는 24일 비소세포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의 FDA 허가 여부도 결정된다. 

종근당은 올해 3분기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량신약, 바이오신약 등 연구개발에 1169억원을 투입했다. 종근당이 보유한 R&D 파이프라인은 지난해 말 기준 총 87개에 달하는데 이 중 37개가 임상 단계에 있다. 최근에는 식약처로부터 고지혈증 치료제 'CKD-391'의 임상 3상을 승인받으면서 연구개발 비용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코로나로 2년여간 세계 각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다수 국가들이 전면 방역해제에 돌입하면서 R&D가 본격 재개되는 모습이다. 특히 주요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 투자에서 해외 임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올해 '위드코로나(with COVID)'에 접어들면서 앞으로 해외 진출을 위한 국내 기업들의 R&D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나아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등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추세"라며 "특히 해외 임상 1~2상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글로벌 제약기업에 기술수출할 수 있는 기회의 폭도 더 넓어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 R&D 투자에서 글로벌 임상 비중은 점차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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