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역대급 불황 속에서도 브랜드 가치 성장을 이뤄냈다. 미국 외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4년 연속으로 글로벌 상위 5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4년 연속 '글로벌 톱5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21일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914억달러(약 118조원)로 세계 5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011년 17위에서 2012년 9위로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브랜드 가치 순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12년 연속 글로벌 10대 브랜드에 포함됐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5대 브랜드 업체에 포함된 유일한 미국 이외 기업이다.
다만 상위 4개 업체와의 격차는 아직 큰 상태다. 1위를 차지한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5027억달러(약 648조원)에 달한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상위 10개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14%)을 보이며 3167억달러(약 409조원)를 기록했다. 3위인 아마존과 4위인 구글의 브랜드 가치는 각각 2769억달러(약 357조원), 2603억달러(약 336조원) 수준이다.
또 다른 한국 기업으로는 현대차가 브랜드 가치 204억달러(약 26조원)로 32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 2005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84위로 처음 이름을 올린 후 올해까지 브랜드 순위 52계단, 브랜드 가치 169억달러(약 22조원)가 오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인터브랜드는 △기업의 재무성과 △고객의 제품 구매 시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 △브랜드 경쟁력 등을 종합 분석해 매년 브랜드 가치를 평가한다. 전 세계 브랜드가치 평가 중 가장 역사가 길고 평가 방법에서도 공신력을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급 불황에도 브랜드 가치 '점프'
인터브랜드는 글로벌 IT 업계 시황 약세에도 휴대폰, TV, 가전, 네트워크, 반도체 등 삼성전자 전 사업 부문의 브랜드 가치가 골고루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인터브랜드는 "전사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원삼성' 기반 고객경험 강화 전략과 함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차별화된 '스마트싱스' 연결 경험과 게이밍 경험 제공 △6G 차세대 통신, AI(인공지능), 전장,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 미래 혁신 기술 선도 역량 △전 제품군에 걸친 친환경 활동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더십 강화 등이 이번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같은 평가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7조4000억원, 영업이익 2조4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77.6% 급감했다. 상반기는 더 좋지 않았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부진 탓이다. DS(디바이스 솔루션, 반도체) 부문의 올 3개 분기 누적 적자는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 고객들의 성원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연결 경험, 미래 기술 리더십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