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제조업체 게이트 고메 코리아(GATE GOURMET KOREA, GGK)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내식 대급 지급 갈등에서 공세를 높이고 있다.
GGK는 최근 미국 연방법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약 5075만 달러(한화 671억 4358만원)의 정산금 지급 소송을 냈다.
이번 소송은 아시아나항공이 GGK와의 기내식 대금 분쟁 관련 국제중재위원회(ICC) 중재에서 패소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이 판정금액을 지급하지 않아 GGK가 미국 법원에 집행결정을 신청한 건이다.
ICC→한국→미국까지…"기내식 대금 지불해야"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GGK는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앙지방법원에 ICC 중재판정에 따른 집행을 청구했다.
ICC 중재 판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청구금액 389억514만2664원(2020년 10월 30일 기준)에 더불어 이자까지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2020년 10월 30일부터 최종 완납 시까지 코리보(KORIBOR) 3개월물 금리에 연 8%를 더한 이율을 적용한 단리 이자다.
판정부는 또한 영국 147만4523.26파운드(GBP), 108만7340.87 달러(USD) 및 6948.05 싱가포르 달러(SGD)의 총액과 2021년 3월 4일부터 완납일까지 청구되는 연 5.33%의 법정이율에 의한 단리 이자를 지급하라고도 덧붙였다.
GGK는 ICC에 이어 최근 서울 남부지법도 아시아나항공이 GGK에 정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양측 사이가 틀어진 건 2018년 기내식 판매 단가 산정에 이견을 보이면서다. GGK는 이듬해 ICC에 중재 신청을 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중재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취소 소송을 냈다. 이때 ICC가 GGK 손을 들어준 것.
'노 밀 대란' 당사자에 대금 지급할까
GGK와 아시아나항공은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GGK 설립 때부터 조짐이 보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중국 하이난그룹을 대주주로 둔 하이난항공그룹과 합작해 GGK를 세웠는데, 이 회사에 2018년부터 30년간 기내식 독점 거래권을 주기로 결정한 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이때부터 기내식 품질 악화 등의 우려가 나왔고 머지않아 현실이 됐다. 기내식 업체는 GGK 한 곳인데 공급을 앞두고 생산 공장에 불이 나면서 문제가 터진 것이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항공편에는 기내식이 투입되지 않았다. 일명 '노 밀 대란'을 GGK가 촉발한 셈이다.
GGK가 청구한 671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자기자본의 9.38%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도 GGK와의 결별만큼은 간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대한항공도 이번 사안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