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이 물류자동화 전문 기업을 인수, '스마트 물류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최근 자동화 부문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경기회복이 진행될수록 해당 사업의 성장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에 '물류 솔루션' 입힌다
LS일렉트릭은 국내 물류자동화 전문기업 한국이엔엠㈜(한국E&M)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LS일렉트릭은 경영권 확보를 통해 물류 시스템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1999년 설립된 한국E&M은 LG그룹·현대자동차그룹·삼성SDI 등 대기업 생산 현장에 물류 자동창고 설비와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설계부터 제조 및 구축까지 물류 자동화 전 과정에 걸쳐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고성능 '스태커 크레인(Stacker Crane)' 자체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스태커 크레인은 제조·물류 분야 내 핵심 설비다. 한국E&M이 생산하는 스태커 크레인은 최고 높이 45m에 달하며 1분에 300m를 움직인다. 대기업 고객사들의 재주문이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통상 자동화 기술이 적용되는 곳은 대형 사업을 하는 영위하는 제조업 및 대기업 현장"이라며 "이러한 고객사들이 신규로 공장을 지을 땐 물류 자동화를 포함한 스마트 팩토리 등 여러 가지 장비와 기능을 갖추길 원하는데, 턴키 베이스로 이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이번 인수로 기존 공장 자동화 분야에서 물류 자동화 솔루션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물류 전 과정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보틱스 등을 활용,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상준 LS일렉트릭 자동화CIC 전무는 "이번 인수로 물류 자동화 사업의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기점으로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는 불황이 적기"
올해 2분기 들어 LS일렉트릭 자동화 사업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자동화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39% 가량 감소했지만 전기 대비로는 25배 이상 증가했다.
앞서 지난해 4분기 기록한 영업손실 37억원을 감안하면 더욱 뚜렷한 개선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침체가 지속, 공장 신증설 추세가 꺾여 자동화 부문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 완전한 경기회복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호황을 맞이하겠다는 복안이다.
LS일렉트릭이 최근 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업 지분을 사들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당시 LS일렉트릭은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티라유텍의 지분 28.98%를 매입, 최대주주에 올랐다.
티라유텍은 스마트팩토리 핵심기술을 보유한 코스닥 상장사다. 토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비롯해 물류 및 설비·빅데이터·AI 등 기술을 갖추고 있다. 향후 LS일렉트릭은 제3자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지분율을 끌어올려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자동화 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동화 부문은 지난 1분기에 이어 흑자를 지속했고 하반기에도 손익분기점 이상 수준은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도 "자동화 부문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걸쳐 대폭 부진했으나, 2개 분기만에 턴어라운드 시그널을 보이면서 기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경기회복이 진행될수록 성장성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LS일렉트릭은 올 2분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기간 LS일렉트릭은 영업이익 1096억원을 기록해 시장 예측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력 부문 호실적이 주효했고, 바닥을 치고 올라온 자동화 부문이 뒤를 받친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