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카계의 쌍두마차가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했다. 지난해 기아 레이에 이어 이번엔 현대자동차 캐스퍼다. 레이 EV는 매달 4000대 안팎의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도 이에 못지않은 인기를 끌까.
지난 20일 캐스퍼 일렉트릭을 타고 저속, 고속, 커브길을 고루 다녀봤다.
시승에 앞서 살펴본 외관. 전기차 모델만의 디자인 요소를 제외하면 내연기관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캐스퍼 특유의 동그란 헤드램프는 여전했다. 다만 그 위로 적용된 픽셀 그래픽이 전기차임을 강조했다.
측면에서는 리어 도어 핸들부에 새겨진 로봇 표정의 뱃지가 개성을 내비쳤다. 전면에 들어간 픽셀 그래픽은 후면에도 적용됐다.
크기는 내연기관 모델보다 조금 커졌다. 전장은 3825mm(내연기관 모델보다 230mm↑), 전폭은 1610mm(15mm↑), 전고는 1575mm다.
실내도 여유가 생겼다. 소형 전기차인 만큼 널찍하진 않지만 필요한 것을 다 갖추고도 공간이 적잖게 남는다. 2열 레그룸도 확보됐다. 1열 시트를 너무 뒤로 밀지만 않는다면 성인도 편하게 앉을 수 있다. 트렁크는 최대 280리터까지 확보됐다.
기어를 변경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나름의 묵직한 움직임이 엿보였다. 가볍게 치고 나간다기보단 서서히 힘을 내는 느낌이었다. 묵직한 주행감은 고속화도로에서 돋보였다. 동시에 스티어링 휠도 잘 잡아줘서인지 소형 전기차임에도 양옆으로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쭉쭉 내달렸다.
주행 중 급격히 속도를 줄였다가 다시 출발하는 상황에서는 예상외의 승차감이 느껴졌다.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이 없었다. 저속 구간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했을 때도 울렁거리지 않았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합격점이다. 이밖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등의 기능도 잘 작동했다.
이날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V2L 기능도 있다. 일반 가정보다 높은 3.5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한다. 야외활동이나 캠핑 중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제약없이 사용하기에 충분한 정도다.
기착지 내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도 체험해 봤다. PMSA는 정차 혹은 정지 후 재출발 시 앞에 장애물이 있는데도 급가속한다면 개입하는 기능이다. 실제 사용을 해보니 빠르고 정확하지만 생각보다도 부드럽게 차가 멈췄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회사에서 만든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됐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315km.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은 30분 만에 완료된다.
주 동선이 도심인 운전자라면 캐스퍼 일렉트릭을 고려해 볼 만하다. 가격은 인스퍼레이션 모델 기준 2990만원부터다(세제혜택 적용 시). 추후 프리미엄 및 크로스 모델도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