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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협업 스피어엑스, 외계 생명체 비밀 푼다

  • 2025.02.12(수) 16:21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28일 우주로
102가지 색으로 3차원 우주지도 제작
은하 얼음 분포 지도화…"생명 탄생 연구"

최종테스트를 마친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사진=우주항공청


한국과 미국이 협업해 개발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오는 28일 발사된다. 이 망원경은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원 우주지도를 제작한다. 빅뱅 이후 우주 진화 비밀을 풀고, 생명체가 존재할 환경을 탐색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102가지 색으로 그리는 우주지도 

12일 우주항공청은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등이 공동 개발한 스피어엑스가 한국 시간으로 이달 28일 정오(현지시각 27일 19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다고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팰컨9 로켓에 실려 지구 저궤도(고도 650km)에 배치되며 약 2년 6개월 동안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스피어엑스는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원 우주지도를 제작하게 된다. 전체 하늘을 102가지 색으로 관측해 얻은 약 10억개의 천체 물리 정보를 통해서다.

핵심 기술은 '영상분광 탐사(Spectro-photometry)'이다. 영상 관측과 빛의 파장을 측정하는 분광 관측을 결합한 기술로, 전 우주를 102개의 색깔로 분석하는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스피어엑스 프로젝트는 나사가 2019년부터 추진한 3000억원 규모의 중형 탐사 미션이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 주관했고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천문연 등 12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중 천문연은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으로, 극저온 진공챔버를 개발해 망원경의 광학·분광 성능 검증을 주도했다.

현재 운용 중인 최고 성능의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과 비교하면 스피어엑스는 관측 방식과 연구 목적에 차이가 있다. 제임스웹이 고해상도 적외선 관측을 통해 특정 천체를 정밀하게 연구하는 망원경이라면, 스피어엑스는 전체 하늘(전천)을 넓게 스캔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탐사형 망원경이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연계한 후속 관측을 진행할 계획이다.

"외계 생명체 탐사 큰 도움"

천문연과 나사는 스피어엑스를 통해 우리은하 내 얼음 형태의 물과 이산화탄소 분포를 지도화한다. 생명체 거주 가능성이 있는 환경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또 빅뱅 이후 우주의 급팽창 원인을 규명하고, 어두운 은하들의 빛의 총 양을 측정해 은하 형성과 진화의 비밀을 밝히는 데 기여하게 된다.

이날 이정은 서울대 교수는 "우주 얼음 연구는 생명체의 기원과 연결된 중요한 분야"라며 "스피어엑스를 활용하면 태양계를 넘어 은하 전체의 생명 탄생 환경을 연구할 수 있어 외계 생명체 탐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민진 경북대 교수는 "전천 적외선 지도를 확보하면 스피어엑스의 주요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추가 연구도 가능하다"며 "특히 활동성 초거대 은하핵과 초대질량 블랙홀 연구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2일 열린 스피어엑스 브리핑에서 영상통화로 연결한 제이미 복(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물리학과 교수와 올리비에 도레(아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수석 과학자 모습./사진=도다솔 기자

스피어엑스 과학연구 책임자인 제이미 복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물리학과 교수는 "대학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테스트를 천문연의 극저온 진공 장비로 진행하면서 프로젝트 일정이 앞당겨지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는 기계·장비 엔지니어를 포함해 총 300~400명이 참여했다. 이 중 과학·연구팀은 80명이며 한국 천문연 소속 연구원은 20명이다. 천문연 연구진은 스피어엑스 발사 이후에도 3차원 우주 지도 제작 등 후속 연구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연구진이 나사와 협력해 차세대 우주망원경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우주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 협력을 확대해 우주 산업 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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