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작년부터 추진한 재무구조 개선 등 리밸런싱(사업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비핵심자산 매각, 외부 자본 유치 등을 통해 작년에 제시한 부채비율 목표치 100%에 근접했다. 다만 재무구조 개편 과정에서 외부에서 조달한 부채성 자본이 18조원에 이른다는 점은 부담이다.

"큰 틀에서 리밸런싱 마무리"
SK그룹의 재구구조 개편 작업은 SK이노베이션의 전력 자회사 자본 확충을 기점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지난 25일 SK이노베이션은 지분 100%를 보유한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를 통해 3조원의 자본을 조달하며, 연말까지 8조원 자본 조달 계획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나머지 5조원은 △SK이노베이션 제3자 유상증자 2조원과 영구채 발행 7000억원 △SK온 제3자 유상증자 2조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 유상증자 3000억원 등으로 지난 7월 조달했다.
SK그룹이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은 작년 7월부터다. 당시 최태원 회장 등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까지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다는 목표를 세웠다.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배터리(SK온)의 적자가 장기화된 가운데 배터리·소재 사업에 30조원 넘게 투자한 SK이노베이션마저 석유화학업의 침체에 수익성이 흔들리면서 그룹이 선제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지난 29일 발간된 한국신용평가의 '일단락된 SK그룹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가시적인 성과와 추가적인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SK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34%, 2024년 말 117%, 올해 6월 103%로 안정화되고 있다. 순차입금은 2023년 말 83조원에서 올 6월 71조원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에만 1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SK하이닉스가 그룹 재무지표 개선을 견인했고, 2024년부터 그룹 전체적으로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약 9조원을 확보하면서다.
올 하반기에 SK이노베이션과 SK온, SK에코플랜트 등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 결과가 반영되면 SK의 올해 말 부채비율은 10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도 지난 6월 203%에서 연말에 170% 수준까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관계자는 "큰 틀에선 그룹의 리벨런싱 작업이 일단락되고 있다"며 "비핵심자산 매각과 종속회사 숫자 감축 등의 과제는 남아 있다"고 전했다.
부채같은 자본 18조, 재무변동성 키울수도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대규모 부채성 자본을 조달한 것은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는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부채성 자본조달 규모를 약 18조원으로 추산했다. 이중에서 SK이노베이션의 부채성 자본 조달 규모는 12조원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성 자본을 보면 주가수익스왑(PRS) 3조80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 3조1000억원, 전환우선주 3조원, 신종자본증권 1조9000억원 등이다.
일례로 지난 7월 추진한 SK이노베이션 2조원 유상증자와 SKIET 유상증자 3000억원에는 주가 변동에 따라 수익이 정산되는 PRS 조건이 붙으면서, 증자에도 불구하고 신주 인수자에게 '프리미엄'(수수료)이 지급되고 있다. 지난 7월 SK온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PRS 계약이 체결되면서 2028년 7월까지 기업공개(IPO)가 추진되지 않거나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SK이노베이션이 SK온 주식을 떠안는 정산 의무를 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와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그룹 전반의 사업경쟁력과 재무구조를 개선했고 당분간은 추가적인 영업·재무적 안정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SK하이닉스에 대한 높은 실적 의존도와 배터리·화학 계열사의 구조적 리스크로 인해 그룹 전반의 신용도 불확실성 해소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